서울대에 ‘가람 이병기 강의실’ 문 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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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운동-현대시조 개척 기려

 일제강점기 조선어문연구회를 조직해 한글운동을 벌인 독립운동가이자 현대시조 개척자인 가람 이병기 선생(1891∼1968·사진)을 기리는 강의실이 서울대에 만들어진다. 서울대 인문대는 12일 인문대학 14동 105호에 ‘가람 이병기 기념실’을 연다고 6일 밝혔다.

 보통 학교 강의실이나 건물은 기부자 및 기업 이름을 따서 짓는 경우는 많으나 선배 학자를 기리며 이름을 딴 강의실을 만드는 것은 이례적이다. 인문대 관계자는 “대학에 선배 학자와 학문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사라지는 게 아쉬워 한평생 한글과 국문학, 우리 역사를 위해 살다 가신 가람 선생을 기리는 기념실을 만들기로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인문대는 기념실을 강의실로 활용하며 학생들이 편하게 쉬고 책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벽 한편에는 가람이 지은 시조 ‘별’, 서울대 교가, 가람 선생의 약력이 쓰인 알림판이 설치된다.

 가람 선생은 일제강점기 국문학 연구의 기틀을 다진 학자로 1921년 권덕규 임경재 등과 함께 조선어문연구회를 조직해 우리말과 글의 연구 보급에 앞장섰다. 1930년 조선어철자법 제정위원으로 일하며 우리말 맞춤법 통일안의 제정에 깊이 간여했다.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1946년부터 4년간 서울대 교수로 활동했고 6·25전쟁 후 고향으로 돌아가 전북대에서 강의하다 1956년 퇴임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가람 이병기 강의실#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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