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의 성폭행 피해여성 의술로 보듬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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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서울평화상에 콩고민주共 판지병원 무퀘게 원장

드니 무퀘게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판지병원 원장(사진)이 13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1일 선정됐다. 서울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제정된 서울평화상(심사위원장 권이혁)은 1990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 등 인류 번영과 지구촌 평화에 기여한 개인·단체를 수상자로 선정하고 있다.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프랑스로 건너가 산부인과 의사 교육을 받은 무퀘게 원장은 민주콩고 내전으로 임산부 사망률이 급증하자 1999년 판지병원을 설립했다. 그가 맞이한 첫 환자는 신체가 잔혹하게 훼손된 성폭행 피해자였다. 이를 계기로 성폭행 피해자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가 지난해까지 보살핀 성폭행 피해자는 4만8482명. 지금도 매일 7∼10명의 성폭력 피해 환자를 돌보고 있다. 성폭행 피해자들이 가정에서 버림받거나 후천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에이즈바이러스(HIV) 같은 질병 때문에 집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쉼터인 ‘도르가의 작은 집’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글쓰기, 직업훈련을 통해 이들이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는 의료만으로 전쟁 폭력을 막을 수 없다며 유엔 연설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민주콩고 내전 종식을 호소하다 반군에게 가족이 납치되는 인질극을 당한 뒤 유럽으로 망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돌아와 의료와 봉사활동에 매진 중이다. 시상식은 다음 달 6일 서울에서 열리며 이때 상장과 상패, 상금 20만 달러(약 2억2000만 원)가 수여된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무퀘게 원장#제13회 서울평화상#콩고민주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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