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통해 분쟁지역 어린이 상처 치유… 팔레스타인 여교사 ‘교육계 노벨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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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발표 ‘세계의 선생님 상’ 수상

분쟁 지역에서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온 팔레스타인 여교사 하난 알 흐룹 씨(43·사진)가 13일 제2회 ‘세계의 선생님 상(Global Teacher Prize)’을 받았다.

이 상은 ‘교육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흐룹 씨는 “교사는 평화와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며 “모든 교사, 특히 팔레스타인 교사들을 위해 이 상을 받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상을 통해 수상자를 발표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분쟁 지역에서 놀이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수업 방식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영국 윌리엄 왕세손은 “좋은 선생님은 아이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열쇠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교사의 업적은 영웅이나 다름없다”며 축하 영상을 보냈다.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초등학교 교사인 흐룹 씨는 ‘폭력 반대(No to Violence)’ 캠페인을 이끌며 놀이를 통한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치료 등에 대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전쟁터에서도 놀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언어와 수학 등을 가르치는 방법을 담은 저서 ‘우리는 논다, 우리는 배운다’를 펴내기도 했다.

그는 저서에서 “분쟁 지역 난민촌에서 성장한 탓에 폭력이 어떻게 아이들을 망가뜨리는지 잘 알고 있다”며 “자녀들이 총격 사건을 목격한 뒤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국경 지역의 유혈 충돌로 지난 5개월 동안만 이스라엘인 28명과 팔레스타인인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의 선생님 상은 매년 세계의 훌륭한 교사를 추천받아 한 명에게 100만 달러(약 11억8700만 원)를 수여하고 있다. 두바이 수장이 세운 바르키재단이 수상자를 선정한다. 올해 경쟁률은 8000 대 1이었다. 1년 동안 바르키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게 된 흐룹 씨는 “상금을 전 세계 학생과 교사를 위해 쓰겠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하난 알 흐룹#세계의 선생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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