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작은 원두’, 기립박수를 받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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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亞太리더십 콘퍼런스… 김주비씨 한국대표로 사례발표
“가난해도 내 잠재력 믿고 전진”

“스타벅스 매장에서 ‘작은 원두의 잠재력을 믿는다’는 글귀를 봤습니다. 작은 원두나 다름없는 제게는 그보다 자신감을 주는 말은 없었습니다.”

스무 살의 대학생 김주비 씨(여·사진)는 지난달 22∼26일 홍콩에서 열린 ‘스타벅스 아시아태평양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가장 나이 어린 연사였다. 발표가 끝나자 참석자 600여 명은 일제히 기립 박수를 보냈다. 얼떨떨하면서도 짜릿한 순간이었다.

김 씨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지난해 2월 선발한 ‘스타벅스 청년 인재’ 1기 16명 중 한 명이다. 스타벅스는 예비 대학생 중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큰 청년을 선발해 4년 동안 연간 500만 원의 장학금을 지원한다.

김 씨는 지난해 성균관대 영어영문학과에 합격했지만 비싼 등록금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그때 스타벅스의 청년 인재 선발 소식을 듣게 됐고 8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다. 그는 1년 동안 초등학생들과의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스타벅스 홍보사회공헌팀에서 인턴으로 일하기도 했다.

김 씨의 적극적인 모습을 높이 산 스타벅스는 아시아태평양 리더십 콘퍼런스에 그를 초대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꿈을 향해 전진하게 됐다는 김 씨의 사연은 콘퍼런스 기간 내내 화제였다. 그는 “1년간의 활동 중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여러 체험학습을 돕고 멘토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꿈을 찾지 못하는 친구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며 웃는다.

그는 중고교 시절에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걸 즐겼다. 가정형편은 그리 넉넉하지 않았지만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그때는 복지 분야 공무원이 돼서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목표로 정한 직업은 없다. 아직 자유롭게 꿈꿀 수 있는 나이이기에 급할 게 없다는 생각에서다. 확실한 건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작은 원두에 불과했던 제가 조금씩 커 나가는 것처럼 저도 아직 빛을 보지 못한 작은 원두를 찾아 키우는 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스타벅스#스타벅스 아시아태평양 리더십 콘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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