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카 감염자 나오면 즉각 입원 치료… 위험 선제대응… 메르스때와 다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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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 인터뷰 “바이러스 진단키트 국산화 추진”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22일 “각국의 지카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국내에 실시간으로 적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22일 “각국의 지카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국내에 실시간으로 적용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보이지 않는 위험까지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

차관급으로 격상된 질병관리본부의 수장인 정기석 본부장(58)은 22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선제적 대응’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썼다. 지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에 대비해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고 위협의 최대치를 상정해 방역망을 짜겠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이를 위해 바이러스 발생국을 방문했던 남성의 피임기구 착용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2개월로 강화해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브라질 남성의 정액에서 2개월가량 바이러스가 머문 것으로 보고된 것을 감안해 곧장 국내 상황에 적용한 것. 중국 내 환자 3명의 정보도 국가 간 공식 경로뿐만 아니라 민간재단을 통한 ‘우회로’를 통해 최대한 신속히 입수할 계획이다.

그는 국내에서 첫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발생하면 즉각 입원시켜 바이러스의 성격과 한국인의 유전자(DNA)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관찰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카 바이러스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달리 공기 감염이 아니어서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지만 선제적 대응은 아무리 철저히 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로 사기가 떨어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뛰어난 인재를 모으는 것도 그의 관심사다. 선진적 방역 체계를 구축하려면 우수한 의사 인력을 확충하는 게 필수다. 비정규직 의사 출신 역학조사관도 10년 정도 근무하면 고위공무원단에 채용될 수 있는 자격과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이 그의 복안이다.

정 본부장은 지카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라사열, 웨스트나일열 등 신종 바이러스 진단키트의 국내 생산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정 본부장은 “지카 의심환자의 유전자 검사에 신속하게 착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 진단키트를 영국 회사에 의뢰해 만들어둔 덕”이라며 “국산 진단키트 개발 추진은 보건의료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근형 noel@donga.com·조건희 기자 
#지카 바이러스#메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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