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강제징용 규명’ 몸바친 日 후쿠도메씨 유고집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6일 03시 00분


5주기 맞아 한일 지인들 발간

강제징용 관련 시민단체를 만들고 유골반환 운동에 혼신의 힘을 다하다가 사망한 일본 시민운동가의 유고집을 한국과 일본의 지인들이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유고집의 주인공은 ‘일본의 양심’으로 불렸던 후쿠도메 노리아키(福留範昭·사진) 씨. 그는 2010년 5월 60세의 나이에 급성 심부전으로 세상을 떠나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도쿄신문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후쿠도메 씨는 원래 문화인류학 연구자였으나 1980년대 초 계명대에서 일본어를 가르치면서 한국의 매력에 빠졌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다”고 공언했을 정도였다. 1986년 귀국해 히로시마 수도대 교수로 임용됐지만 부락민 출신 직원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다 미움을 사 해고됐다. 그는 히로시마를 찾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통역을 맡은 것을 계기로 한일 간 역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05년에는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어 초대 사무국장을 맡았다. 이후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강제징용 실태 조사 및 유해 발굴을 위해 노력했다. 후쿠도메 씨는 특히 강제징용자들이 광복 후 귀향길에 올랐다가 태풍을 만나 154명이 사망한 ‘아시베 만 조난선 사건’의 진상조사에 열정적으로 매달렸다. 한국과 일본에서 그를 아끼던 사람들은 지난해 진상규명네트워크가 한국에서 상을 탄 것을 기념해 유고집 편찬위원회를 결성했다. 그리고 5주기인 올해 5월 ‘전후 70년-한일 과거문제 해결에 대한 후쿠도메 노리아키 씨의 전 궤적’이라는 유고집을 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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