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 “친정 오라버니 같은 교황 말씀 듣다 보니 암세포 사라지는듯, 힘나고 기쁨 느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이해인 수녀 ‘교황님의…’ 책 펴내… 8월 북콘서트 열어 수익금 기부도

이해인 수녀가 신간 ‘교황님의 트위터’의 한 구절을 소리 내어 읽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해인 수녀가 신간 ‘교황님의 트위터’의 한 구절을 소리 내어 읽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애인에게 ‘러브레터’ 쓰듯이 작업한 책이에요. 암세포도 없어지는 것 같은 기쁨을 경험했죠.”

이해인 수녀(69)는 소녀처럼 맑게 웃으며 새로 낸 책을 두 손에 꼭 쥐었다. ‘교황님의 트위터: 이해인 수녀의 프란치스코 교황 말씀 묵상’(분도출판사).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위터에 올린 글 중 100여 개를 추려 이 수녀가 묵상하고 기도한 내용을 엮은 책이다.

이 수녀는 15일 서울 중구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한 시간 내내 기운 찬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자주 웃었다. 암투병 중이라고 믿기 어려웠다.

“출판사에서 책을 내자는 제안을 하기 전부터 교황님과 관련된 기사와 잡지, 책을 모아두고 있었어요. 교황님은 쉽고도 신선하게 말씀을 하시죠. 친구처럼, 때론 친정 오라버니처럼 따뜻하게 느껴져요. 교황님 말씀에 감탄만 할 게 아니라 살면서 이를 어떻게 열매 맺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그는 특히 좋아하는 교황의 말씀으로 ‘우리 식탁에 여분의 자리를 남겨 둡시다. 생필품이 부족한 사람들,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자리를 말입니다’를 꼽았다. “가난한 사람을 챙기는 교황님의 마음이 깊이 와 닿아요. 예전에 인도에서 뵈었던 테레사 수녀님도 같은 말씀을 하셨죠. 밥을 먹을 때도, 이야기할 때도 보이지 않는 예수님이 있다고 생각하라고요.”

프란치스코 교황은 트위터를 통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이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작 이 수녀는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 트위터에 가입할까 생각했지만 바빠서 포기했단다. 그는 8월 14일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책 표지만이라고 꼭 한 번 봐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교황님을 직접 뵙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아프다 보니 교황님을 뵙겠다는 신청을 안 했거든요. 수도생활을 행복하게 잘할 수 있는 비결, 감명 깊게 읽은 시, 문학 작품 등 교황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참 많은데…. 편지를 써서 보낼까 생각 중이에요.”

8월 7일 오후 7시에는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북콘서트도 연다. 가수 김태원이 참석해 이 수녀가 쓴 시에 곡을 붙여 만든 ‘친구야 너는 아니’를 부른다. 북콘서트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은 노숙인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민들레 국수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