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제품은 회의실 아닌 거실에서 나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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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의 상품화 돕는 美 ‘쿼키’ 창업한 28세 코프먼씨 방한

벤 코프먼 쿼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업에 얽힌 이야기와 성공 비결을 이야기하고 있다. 크로베리 제공
벤 코프먼 쿼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2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창업에 얽힌 이야기와 성공 비결을 이야기하고 있다. 크로베리 제공
“한 제품이 출시되기까지 1000명의 회원이 참여합니다. 최고의 아이디어는 회의실이 아니라 거실에서 나오거든요.”

미국 벤처기업 ‘쿼키’(기발하다는 뜻)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벤 코프먼 씨(28)는 25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반인이 제안한 아이디어의 사업화를 돕는 쿼키에서는 제품을 만들 때 여러 사람이 실생활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보태기 때문에 소수의 사람이 결정해 만들 때보다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코프먼 CEO는 쿼키의 한국 측 파트너인 크로베리가 주최한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이번에 처음 한국에 왔다.

2009년 미국 뉴욕에서 시작된 쿼키는 창조경제의 롤 모델로 꼽히는 벤처기업. 쿼키의 웹 사이트에 아이디어를 올리면 78만 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온라인 투표와 쿼키 직원 및 전문가들의 토론을 거쳐 생산할 제품이 결정된다. 생산은 쿼키와 협력하고 있는 전 세계 100여 곳의 공장에서 이뤄진다. 홍보와 판매도 모두 쿼키에서 담당한다. 창업 당시 23세였던 코프먼 CEO는 고교 시절 애플 아이폰의 액세서리를 만드는 회사를 차린 경험을 토대로 쿼키의 사업 모델을 세웠다. 그는 “사업을 시작할 때 자금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시작하니 디자인, 마케팅 등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았다”며 “이때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쉽게 사업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을 만들어 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쿼키가 만든 제품은 430여 가지. 제품을 팔아 생긴 매출액의 10%를 최초 아이디어 제안자와 제품화 과정에 참여한 쿼키 회원들에게 해마다 로열티로 지급한다. 최초 아이디어 제안자가 3.5%를, 나머지 회원들이 각자 기여도에 따라 6.5%를 나눠 갖는다. 매출액의 나머지 90%는 제품 원가와 쿼키 몫이다. 전 세계에서 약 70만 개가 팔린 휘어지는 멀티탭(피벗 파워)을 처음 제안한 미국의 한 대학생은 쿼키를 통해 지금까지 약 6억 원을 벌어들였다. 쿼키는 지난 한 해 동안 4800만 달러(약 517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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