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땅끝 지역’ 아이들 7년째 큰 나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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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걸어 차비 아끼고… 용돈 모아… 59만7340원

17일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땅끝지역아동센터 아이 40여 명이 차비와 용돈을 아껴 모은 59만7340원을 기부하고 있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17일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땅끝지역아동센터 아이 40여 명이 차비와 용돈을 아껴 모은 59만7340원을 기부하고 있다.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17일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땅끝지역아동센터(땅끝센터) 아이 40여 명이 음료캔과 페트병으로 만든 저금통 10개를 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저금통 안에는 동전, 1000원짜리 지폐 등 59만7340원이 들어 있었다.

중고교생 20명은 버스표 200여 장을 1000원짜리 지폐로 바꿔 기부했다. 수업이 일찍 끝나는 매주 수요일 학교에서 집까지 7∼8km를 2시간씩 걸으며 모은 것이다. 초등생 20여 명은 용돈을 아껴 기부에 동참했다.

이들의 ‘작지만 큰 나눔’은 2008년부터 7년째 이어져 땅끝센터의 전통이 됐다. 땅끝센터는 2003년 42m² 크기의 빈집에 꾸려져 아이 40여 명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2006년 집주인이 집을 팔겠다고 해 문을 닫을 처지였지만 배우 문근영 씨가 3억 원을 기부해 지금의 165m² 크기의 새 건물로 이전했다.

땅끝센터 아이들 가운데 절반은 조손·한부모 가정 자녀다. 나머지 아이들도 부모가 10월부터 4월까지 인근 김 공장에서 4교대로 일하고 있어 이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한가족처럼 지낸다. 센터 김혜원 교사(49)는 “땅끝센터에 살았던 언니, 오빠들이 저금통을 만들어 기부하는 모습을 본 아이들이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작은 기부로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들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해남#땅끝지역아동센터#전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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