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직장서 새 출발 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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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도소 ‘구인구직의 날’ 열어
재소자 48명, 18개社와 취업약정

출소 3개월 정도를 앞둔 대전교도소의 한 재소자(왼쪽)가 20일 열린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서 중소기업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자신의 취업의지를 설명하고 있다. 대전교도소 제공
출소 3개월 정도를 앞둔 대전교도소의 한 재소자(왼쪽)가 20일 열린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에서 중소기업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자신의 취업의지를 설명하고 있다. 대전교도소 제공
“과거는 깨끗이 잊고 저희 회사에서 새 출발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20일 오후 2시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 직원교육실인 보라미관 2층. 출소를 3개월가량 앞둔 재소자와 이들을 채용하려는 기업 간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가 열렸다.

행사 참가자는 만기를 채웠거나 모범 수형생활로 가석방 3개월을 앞둔 재소자 75명. 2003년 6월 아내의 불륜을 추궁하다 상대 남자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내년 2월 출소 예정인 A 씨(49)를 비롯해 절도 성폭력 사기 등 다양한 범죄경력을 가진 재소자들이었다.

참가 기업은 자동차, 해양, 조선, 농수산물 가공 등 18개 중소업체로 회사 대표나 전무 등 간부가 일대일 면접자로 참가했다. 재소자들은 양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린 채 긴장된 표정으로 질문에 응하고 있었다. 상기된 표정이었지만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로 부푼 표정도 읽혀졌다.

이들은 수형생활 중 교도소에서 용접 전기 타일 자동차 등 관련 직업훈련을 오랫동안 받아왔다. 사회복귀 의지는 강했지만 막상 출소일이 다가오자 막막하기만 했다. A 씨는 “전과자라는 주위 시선이 두렵기도 했지만 성실하게 삶을 살아간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구직을 강력 희망했다”고 말했다.

면접이 계속되면서 곳곳에서 ‘출소 후 채용약정’이 이뤄졌다. 경남 거제도에 있는 조선 해양 관련 업체인 ㈜대영은 9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자동차부품 납품업체인 충남 천안의 ㈜신일플러스도 3명을 채용하기로 하는 등 이날 하루 동안 75명 중 48명이 취업약정을 체결했다.

㈜대영 조인석 전무는 “실업률이 높아도 중소기업 또는 ‘3D 업종’은 막상 사람을 구하지 못해 애먹고 있다”며 “막상 면접을 보니 심성이 곱고 성실해 좋은 직원이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권기훈 대전교도소장은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출소 예정자의 원활한 사회복귀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교도소#인구직 만남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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