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연분 부부 은행원… 함께 입사, 함께 지점장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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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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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김학돈-최문형 씨

은행 입사도, 지점장 승진도 나란히 같은 해에 한 외환은행 김학돈(오른쪽), 최문형 부
부는 자신들을 최근 혜택을 2배로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는 외환은행의 신용카드 ‘2X’에
비유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은행 입사도, 지점장 승진도 나란히 같은 해에 한 외환은행 김학돈(오른쪽), 최문형 부 부는 자신들을 최근 혜택을 2배로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는 외환은행의 신용카드 ‘2X’에 비유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 ‘뭐든지 한 번에 같이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같은 해 둘이 입사한 뒤 결혼해 쌍둥이를 낳아 한 번에 두 명을 키웠고 이번에 같은 날 지점장이 됐으니 말 다했죠.”

외환은행의 25일 정기 인사에서 청담역과 대치역 지점장으로 각각 발령이 난 김학돈(50) 최문형(45·여) 부부는 이렇게 입을 모아 말했다. 두 사람은 1990년 입행한 뒤 태평로지점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해 1년 뒤 결혼했다. 결혼한 뒤에는 대부분 다른 부서에서 일했다. 남편은 소매, 자금 등의 분야를 거쳤고 아내는 프라이빗뱅킹(PB) 분야에서 오래 근무했다.

남편이 군대를 다녀와 호봉이 더 높고 아내는 출산 등으로 1년 휴직해 지금까지는 남편이 3년가량 먼저 승진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PB 부문에서 11년 근무한 아내의 실적이 높게 평가돼 부부가 동시에 지점장이 됐다.

특히 최 지점장은 함께 입사한 대졸 여직원 동기 중에서 처음으로 ‘은행원의 꽃’인 지점장 자리에 올랐다. 그는 “20년 동안 서로 다른 파트에서 근무했는데 이제 지점장이라는 같은 업무를 하게 되니까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동안 직장 동료이면서 의논할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 있어 어려운 문제를 만날 때마다 든든했다”고 말했다.

이 은행원 부부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이 쉽지는 않았다. 지금은 대학생이 됐지만 쌍둥이 아들을 키우기도 쉽지 않았다. 외환위기 때는 많은 사내 커플 중 한 사람이 명예퇴직을 하는 사례도 많았지만 두 사람은 업무에 매달리며 악착같이 버텼다.

최 지점장은 “‘은행 일 똑같이 하니까 집안일도 같이 하자’면서 남편과 티격태격하기도 했다”면서도 “다행히 육아는 양가 어른들이 많이 거들어주셨고 집안일은 아무래도 제가 더 많이 했지만 남편이 가르쳐준 금융지식이 자격증을 따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김 지점장은 “자격증을 따려고 도서관에서 둘이 공부하면서 보이지 않는 경쟁도 했다”면서 “부부가 함께 힘을 모은 덕분에 오늘 이처럼 뜻밖의 곗돈을 타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외환은행#지점장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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