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반 생중계… 댓글 19만개… ‘K-pop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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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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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본사서 유튜브 생일파티

21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앞에서 열린 ‘케이팝 콘서트’에서 가수 소녀시대가 공연하고 있다. 마운틴뷰=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21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앞에서 열린 ‘케이팝 콘서트’에서 가수 소녀시대가 공연하고 있다. 마운틴뷰=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21일 오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플렉스(구글 본사)’ 앞.

소녀시대와 똑같은 분장을 한 로런 뷰, 조이 호앙, 캐서린 울스텐함 등 미국 여성 3명이 서 있었다. 이날 인근에서 열리는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콘서트’에 참가하기 위해 공연 시작 3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던 것. 이들에게 “어디서 케이팝을 알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대답 대신 스마트폰을 켜고 세계 최대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 화면에서 소녀시대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이날로 일곱 번째 생일을 맞은 유튜브는 생일잔치를 케이팝과 함께했다. 유튜브를 5년 전 인수한 구글은 이날 구글플렉스 바로 앞에 위치한 쇼어라인 앰피시어터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케이팝 가수들을 초청해 대규모 콘서트를 열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여서인지 열기가 대단했다. 2만2000여 좌석을 가득 채운 가운데 맨 앞자리에는 구글 직원 및 고객 3000여 명이 앉았다. 소녀시대 원더걸스 동방신기 비스트 슈퍼주니어 씨스타 카라 등 내로라하는 아이돌 가수들이 무대를 달구었다.

공연 시작 전 무대에 오른 구글의 앨릭스 카를로스 유튜브 엔터테인먼트 총괄임원은 “케이팝은 이제 하나의 ‘현상(phenomenon)’이 되었다. 공연 예매사이트를 연 지 1시간도 안 돼 전 좌석이 매진돼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공연에 앞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한 그는 “동방의 작은 나라의 문화 콘텐츠가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는 점에서 미디어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구글은 당초 본사 건물 내 소규모 공연장 ‘찰스 스퀘어’에서 콘서트를 열려고 했으나 구글 직원뿐 아니라 이 지역 팬들의 요청으로 길 건너편 대형 극장으로 장소를 급히 옮겼다. ‘찰스 스퀘어’는 세계적 팝가수 레이디 가가, 대표적인 미 여성 기업인인 마사 스튜어트,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 등이 구글 직원들을 만난 곳이지만 케이팝 스타들에겐 협소했다고 구글 측은 밝혔다.

유튜브는 이날 공연을 생중계 전용 채널 ‘프레젠트 채널’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오후 7시에 시작해 2시간 반 동안 열린 공연이 끝날 즈음 유튜브 사이트에는 모두 19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열기를 실감케 했다. 공연을 지켜본 박선경 구글코리아 홍보부장은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수백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학교 친구들과 공연장을 찾았다는 인근 피드먼트 고등학교 알리슈 휴잇 양(17)은 “2008년에 유튜브에서 원더걸스 동영상을 보고 케이팝에 빠졌다. 케이팝이 미국 음악과 가장 다른 점은 독특한 안무, 귀여운 의상과 무대 매너, 랩과는 다른 비트 있는 선율 때문”이라며 “케이팝이 세계무대로 더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영어로 제작된 동영상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널A 영상] ‘흥행 보증수표’ 케이팝 잔치마당 된 제이팝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도 전날인 20일 ‘케이팝 온 페이스북’을 새로 개설하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앞다퉈 케이팝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MBC가 케이팝을 알리기 위해 가수 섭외 및 공연장 대여료를 맡았으며 구글과 유튜브는 실시간 생중계와 홍보 등을 통해 함께했다. MBC의 김재철 사장 등 임원진도 공연장을 찾을 계획이었으나 파업 사태 때문에 방미를 취소했다.

마운틴뷰=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구글#유튜브#한류#케이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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