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운동 창시자 마타이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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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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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출신 환경운동가
2004년 노벨평화상 받아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케냐 출신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 씨(71·사진)가 25일 암으로 별세했다. 그는 1977년 황폐화된 산에 나무를 심는 환경보호단체인 ‘그린벨트운동(greenbelt movement)’을 만들어 산림녹화 사업에 앞장섰다. 그린벨트운동은 산림황폐화를 막는 동시에 빈곤 여성층에 깨끗한 식수와 땔감용 나무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약자도 돌봤다. CNN은 그린벨트운동이 30여 년간 심은 나무가 4000만 그루에 이른다고 전했다.

마타이 씨는 이후 정치적 자유가 억압받는 현실세계에도 눈떠 환경운동을 민주화운동으로 발전시켰다. 민주화 없이는 책임감 있는 환경보호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 마타이 씨는 생전에 “나무 심기는 케냐 민주화 투쟁의 상징이 됐다”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에 감사를 표했다. 2002년에는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98%라는 놀라운 득표율로 당선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2004년 억압적인 정권에 맞서 환경운동에 매진한 그를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프랑스 정부는 2006년 최고 영예인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마타이 씨에게 수여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05년에 각각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 인물 100인’과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 여성 100인’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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