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석 “PRT기지 올 13차례 공격받았지만 한달여뒤 완공 뿌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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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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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임기 마치는 권희석 아프간 지방재건팀 초대 대표

2010년 6월 30일 열린 행사에서 미군으로부터 파르완 주의 재건활동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이양받는 권희석 한국 PRT 대표. 권희석 대표 제공
2010년 6월 30일 열린 행사에서 미군으로부터 파르완 주의 재건활동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이양받는 권희석 한국 PRT 대표. 권희석 대표 제공
“기지 앞 장갈바그 마을에서 사정거리가 약 1km인 로켓포가 ‘쓩’ 하는 소리를 내며 날아왔습니다. 좁은 기지에 포탄이 날아오니 어딘가에 명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들 긴장했습니다. 나쁜 일이 발생하지 않길 염원했습니다.”

권희석 아프가니스탄 주재 지방재건팀(PRT) 초대 대표(사진)가 3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전한 올해 2월 8일 밤 상황이다. 당시 날아온 로켓포탄 5발 중 3발이 아프간 파르완 주 차리카르 시의 한국 PRT 기지 안에 떨어졌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PRT 경호를 맡은 오쉬노부대를 방문하고 떠난 지 7시간 만이었다.

이후에도 공격은 반복됐고 올 들어 최근까지 모두 13차례 공격을 받았다. 권 대표는 “공격이 반복되면 (결국) 명중될 가능성이 생긴다는 불안감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포탄 소리를 들으면 ‘또 쏠 때가 됐나 보다’ 하는 여유도 없지 않았다. (공격은 밤에만 있었기에) 요원들이 낮에는 새로운 기분으로 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PRT 기지 건설이 시작된 지난해 6월부터 일해 온 권 대표는 이달 초 임기를 마친다.

―PRT 기지 건설 과정이 쉽지 않았을 텐데….

“1월 기지 입주 전까지 미군 바그람 기지에서 재건지원단의 경호를 받으며 특수방탄장갑차(MRAP)를 타고 주 청사 사무실이 있는 차리카르 시나 북쪽의 살랑 군을 오가야 했다. 요원들은 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거나 샌드위치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했다. 부임 후 2개월쯤 지났을 땐 심한 두통으로 장갑차 안에서 구토를 한 적도 있다.”

―PRT가 활동할 건물의 완공이 지연되다 결국 중단됐다.

▶본보 7월 2일자 A1면 참조
내년 철수하는데… 아프간 PRT 아직도 공사중


“올해 봄에 완공하려 했지만 건설업체 T사가 약속한 공사기한을 여러 차례 어겼기 때문에 6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계약을 해지했다. 조만간 공사 완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었다. 공사는 85% 공정에 도달해 있다. 일부 기술적인 문제만 처리되면 공사는 약 한 달 반 뒤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

―PRT의 활동에 대한 현지 반응은 어떤가.

“수십 년 전 자신들과 비슷한 가난뱅이였던 한국이 자신들이 전쟁을 하느라 한 세대(30년)를 다 보내는 사이에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뤄냈다고 부러워한다. 여러 지도급 인사가 라디오에 출연해 PRT 활동을 좋게 평가한다. 2∼4월 파르완 주 6개 군청에 물자 지원을 해줬더니 한국이 단기간에 약속을 이행한 데 감격했다며 눈물을 흘린 군수도 있었다.”

―공격이 반복되면서 조기 철수 목소리도 나온다.

“아프간 재건 동참은 과거 원조를 받다 경제성장을 이뤄낸 한국의 도의적 의무다. PRT 활동을 시작한 이상 계획한 활동 기간 같은 (아프간 정부와의) 기본적 약속은 지키려고 애쓰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형성된 신뢰가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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