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유학 경험이 있는 성인도 고득점을 얻기 어려운 토플 시험에서 ‘국내파’ 여중생이 최연소 만점 기록을 세웠다.
대원국제중 1학년 성휘연 양(13·사진)은 13일 치른 토플 iBT(internet Based TOEFL) 시험에서 120점 만점을 받았다.
성 양은 미국 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그 흔한 영어 과외도 받지 않았고, 토플 학원은 근처에도 가 본 적이 없다. 비결은 독서였다. 성 양의 어머니는 “갓난아기 시절부터 한글로 된 책과 영어로 된 책을 꾸준히 읽어줬다. 네 살이 되면서부터는 혼자서 영어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책을 읽는 특별한 요령이 있었던 걸까. 성 양의 어머니는 “그저 책을 많이 읽는 것 말고는 따로 비결이라고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영어 단어도 따로 외우지 않았다. 책을 많이 읽다 보니 모르는 단어도 자연스럽게 문맥에서 파악하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 성 양은 시험에 대비해 단어를 외운 적이 별로 없다고 한다.
성 양은 “책이 마약 같다”고 말했다. 가방에는 항상 여러 권의 책이 들어 있다. 영어 소설책을 한 달에 10권 이상 읽을 정도로 독서광이다. 최근에는 미국 작가 조디 피콜트와 댄 브라운의 소설에 푹 빠졌다. 성 양은 “의사가 돼 그들처럼 전문 지식을 갖고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성 양은 평소 영어를 ‘즐긴다’. 팝송을 좋아하고 밥을 먹으면서도 미국 드라마를 본다.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를 하는 셈이다.
2009년 최연소 토플 만점자 기록을 세운 김현수 양(15)은 성 양의 같은 학교 3학년 선배다. 당시 김 양도 1학년이었다. 하지만 성 양은 만 13세 생일이 되기 전에 시험을 치렀다. 그 때문에 최연소 기록을 갈아 치울 수 있었던 것. 성 양은 “당시 나도 만점을 받아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토플은 성인이 5, 6개월 집중적으로 준비해도 80점을 넘기기가 쉽지 않다. 유학을 갔다 온 학생들도 보통 100점대를 받는다. 외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없는 학생이 만점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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