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NHN 고문은 ‘곰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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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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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北 어린이에 곰보빵 학용품
올해도 5000명분 빵값 1억3000만원 기부

24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기아대책본부에서 김정호 NHN 고문(오른쪽)이 기아대책 정정섭 회장에게 1억3000만 원을 기부했다. 북한 어린이들에게 매일 ‘곰보빵’ 5000개를 1년간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기아대책본부 제공
24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기아대책본부에서 김정호 NHN 고문(오른쪽)이 기아대책 정정섭 회장에게 1억3000만 원을 기부했다. 북한 어린이들에게 매일 ‘곰보빵’ 5000개를 1년간 제공할 수 있는 금액이다. 기아대책본부 제공
김정호 NHN 고문(44)의 별명은 ‘곰 아저씨’다. 그는 2008년부터 기아대책본부 산하 북한어린이돕기 재단 ‘섬김’을 통해 함경도 나진·선봉지역 어린이들에게 이름을 알리지 않고 ‘곰보빵’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곰(보빵) 아저씨’가 됐다. 기아대책본부 직원들이 부르던 별명이 북한 아이들에게까지 알려져 아이들도 김 고문을 곰 아저씨로 알고 있다. 천안함 폭침사건 전까지는 학용품도 지원했다. 학용품에는 ‘엉클 베어(Uncle Bear)’가 새겨졌다.

김 고문은 24일 오전 11시 서울 강서구 염창동 기아대책본부에서 올해 기부분을 전달했다. 올해 김 고문의 기부액은 1억3000만 원. 함경북도 나선시지역 어린이에게 곰보빵을 매일 5000개씩 1년 동안 지원할 수 있는 액수다. 지금까지 기부액은 약 5억 원에 이른다.

NHN 중국법인 대표, ‘한게임’ 대표를 지내기도 한 김 고문은 원래 중국 저소득층 아이들을 도와왔다. 그러던 중 2008년 한 NHN중국법인 직원에게 북한 기아문제가 심각하다는 말을 들었다. 북한 아이들이 밥을 굶어 체구가 또래 평균치에 훨씬 못 미칠 정도라는 얘기를 듣고 가슴이 아파 바로 기아대책에 문의했다.

김 고문 부모의 고향이 모두 북한이라는 인연도 작용했다. 아버지는 경기 개성, 어머니는 평북 영변 출신. “평소 제 사회생활에 별 말씀 없으시던 어머니가 북한에 기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일을 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동안 기부 사실을 알리지 않은 그는 “어머니가 기뻐하실 것 같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김 고문은 “빵 하나 만드는 데는 100원 정도밖에 안 들지만 이 돈 때문에 아이들의 죽고 사는 문제가 결정된다”며 “통일이 될 때까지 북한 어린이를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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