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버벌 공연 ‘비밥’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내한한 다비드 오토네 씨는 “지금은 10점 만점에 6, 7점이지만 9점까지 올리겠다”고 말했다. CJ E&M 제공
“10점 만점에 7점, 아니 6점을 줄 수 있겠네요. (이 작품의 수준을) 9점까지 끌어올리는 게 제 목표입니다.”
26일 CJ E&M의 신작 논버벌 공연 ‘비밥’을 본 스페인 출신의 코미디 연출 전문가 다비드 오토네 씨(45)의 평가는 냉정했다. 스페인의 코미디 공연 전문 극단 이야나 예술감독을 1991년부터 맡고 있고 스페인 코미디극 페스티벌 집행위원장이기도 한 오토네 씨는 이 공연의 ‘쇼 닥터’를 맡아 19일부터 4주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 쇼 닥터는 공연에서 부족한 부분을 수정해가며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이다.
‘비밥’은 CJ E&M이 논버벌 공연의 대표작 ‘난타’ ‘점프’ 제작에 참여한 최철기 씨와 손잡고 제작해 5월 27일부터 서울 중구 정동 한화손보 세실극장에서 공연을 시작한 작품. 유명 레스토랑의 두 라이벌 요리사가 세계 각국의 대표 요리를 놓고 요리 대결을 벌이다 한국의 비빔밥으로 승부를 가린다는 내용을 코믹하게 그렸다.
“2000년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서 난타 연출자인 최철기 씨를 처음 알게 됐고 그 인연으로 2007년 그가 연출한 ‘점프’ 제작에 참여한 게 이번 작업으로 이어졌죠. 점프에서 배우들이 날아다니는 듯한 장면, 역동적인 엔딩 장면에 제 손길이 많이 갔습니다.”
그는 ‘비밥’에 대해 “비트박스를 활용한 방식이 매우 독창적이다. 극 중 형광 장비를 이용해 바닷속을 표현한 장면은 손댈 것이 없을 만큼 마음에 든다”고 평했지만 “장면 간 연결고리가 느슨하고 시작 장면도 긴박감이 없어 보완할 부분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 논버벌 공연 전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국 방문이 네 번째인 그는 “한국의 논버벌 공연이 굉장히 다양하고 활발해 놀랐다”며 “특히 한 배우가 액션과 연기, 비트박스까지 여러 장기를 다 소화하는 걸 보면 한국 배우들의 능력이 대단히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코미디 공연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논버벌 공연은 음악처럼 말을 사용하지 않고 신체를 통해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라며 이 장르가 앞으로도 꾸준히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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