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이력의 세계 검찰총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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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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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대표… 음식점 노동자… 독립운동가…

제16차 국제검사협회(IAP) 연례총회가 26일 오후 6시 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환영 리셉션을 시작으로 나흘 동안 개최된다. 30일부터 이틀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4차 유엔 세계검찰총장회의(World Summit)에 앞서 진행되는 행사로, IAP 총회와 세계검찰총장회의가 한 나라에서 함께 개최되기는 이번 서울 회의가 처음이다.

‘공익을 대표하는 검찰’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총회에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검사 500여 명이 참석한다.

독특한 이력을 가진 검찰 수장도 많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라우라 코드루차 코베시 루마니아 검찰총장(38·여)은 청소년 농구 대표선수 출신이다. 조직범죄와 부패, 테러 수사에 두각을 나타내 33세였던 2006년 검찰총장에 취임했다. 차오젠밍(曹建明·56) 중국 검찰총장은 문화대혁명(1966∼1976년) 당시 음식점 노동자로 하방(下放)됐지만 개혁개방 이후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해 교수와 법관을 거쳐 검찰총장이 된 인물이다. 쿠데타로 집권한 공산주의 정권에 반대하다 검사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던 무함마드 알로코 아프가니스탄 검찰총장이나 독립운동을 하다가 모국에서 추방당했던 아나 페소아 동티모르 검찰총장(55·여)은 소신을 지켜 결국 검찰 수장이 됐다. 각국의 검찰 수장들은 이번 회의에서 검찰의 책무와 역할의 확대, 검찰 역량 강화, 국민과 검찰의 관계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27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개회식에서는 김준규 검찰총장이 개회사를 한다. 이어 제임스 해밀턴 IAP 회장과 김황식 국무총리가 참석해 축사를,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소장이 특별 기조연설을 할 계획이다.

개회식 직후에는 IAP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 총장의 제안으로 올해 신설된 ‘1회 올해의 검사상’ 시상식이 진행된다. 전직 대통령 및 부통령을 기소한 크로아티아 여검사 타마라 라프토스 씨, 핀란드에 거주하는 르완다 집단학살 주범에 대한 사건을 맡았던 핀란드 검사 톰 라이티넨 씨, 경호원이 살해되는 위협 속에서도 부패 수사를 계속한 과테말라 검사 로니 로페스 씨 등 총 13명이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인천지검 유진승 검사(37·사법연수원 33기)가 선정됐다. 유 검사는 강제출국 후 중국 공안당국에 뇌물을 주고 신원을 세탁해 재입국한 불법 체류자 수십 명을 구속기소한 사건과 유전자 감정 결과를 조작해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 한 일당을 적발한 사건 등 외사범죄 수사로 두각을 나타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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