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에 MLB감독으로 전격 복귀 ‘백전노장’ 매키언 새 전설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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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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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WS 우승 등 명성, 플로리다, 10연패에 재건 특명
“95세까지 할 것 같다” 농담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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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으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이끈 김응용 삼성 라이온즈 고문은 “다시 태어나면 야구 감독은 절대 안 할 거야”라고 말했다. 이유는 너무 힘들어서다. 김 고문은 “야구 감독의 삶은 피를 말리는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이라고 토로했다.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이끈 ‘명장’ 김경문 전 두산 감독도 지난주 스스로 감독 자리에서 내려왔다. 성적 부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했다. 이처럼 감독은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한없이 외롭고 고독한 자리다.

하지만 미국 프로야구에선 80대에 치열한 현장으로 돌아온 노병(老兵)이 있어 화제다. 21일 플로리다 말린스의 감독 대행으로 선임된 잭 매키언 씨(사진)가 주인공이다.

1930년생으로 81세인 매키언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여유가 넘쳤다. 데이비드 샘슨 구단 대표가 “매키언 감독은 81세이지만 40대보다 더 열심히 일한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2003년보다 더 샤프해지셨다”고 덕담을 건네자 “고맙네, 조지”라고 일부러 이름을 틀리게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플로리다가 구단주 특별 보좌역을 맡고 있던 ‘백전노장’ 매키언 감독에게 남은 시즌을 맡기기로 한 것은 팀 성적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플로리다는 전날까지 10연패를 당하는 등 6월 한 달간 한 번 이겼을 뿐 18번이나 패했다. 결국 에드윈 로드리게스 감독은 짐을 쌌고 매키언 감독에게 팀 재건의 특명이 떨어졌다.

매키언 감독은 2003년 약체로 평가받던 플로리다를 맡아 월드시리즈에서 뉴욕 양키스를 꺾고 우승까지 차지했다. 2004, 2005년에도 5할 이상 승률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1973년 캔자스시티를 시작으로 오클랜드, 샌디에이고, 신시내티 감독을 거치며 쌓은 통산 성적은 1011승 940패다.

이번 복귀로 매키언 감독은 전설적인 감독 코니 맥에 이어 메이저리그 사상 두 번째 최고령 감독이 됐다. 맥 감독은 1901년부터 50년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현 오클랜드)를 이끌었는데 1950년 은퇴할 때 나이는 88세였다.

플로리다는 올 시즌 후 새 감독을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키언 감독이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했던 2003년처럼 팀을 재건한다면 다년 계약을 할 수도 있다. 매키언 감독은 “난 아무래도 95세까지 감독을 할 것 같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이 말이 현실이 된다면 그는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역사가 될 것이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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