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음악봉사단체 P4P, 14일 임진각서 평화 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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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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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기획-총괄 주인공은 高3 여고생

14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평화기원 콘서트를 준비하는 민간 음악자원봉사단체 ‘P4P’ 소속학생들. 10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경고 강당에서 금혜연 양, 성시화 군, 금윤아 양, 염동원 군, 김예진 양(왼쪽부터)이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14일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평화기원 콘서트를 준비하는 민간 음악자원봉사단체 ‘P4P’ 소속학생들. 10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경고 강당에서 금혜연 양, 성시화 군, 금윤아 양, 염동원 군, 김예진 양(왼쪽부터)이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누구의 주제런가 맑고 고운 산/그리운 만이천 봉 말은 없어도….”

부처님오신날이었던 10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경고 강당에서는 오전 내내 웅장한 음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피아노 반주에 맞춘 가곡 ‘그리운 금강산’과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 색소폰 연주가 어우러진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 귀에 익은 곡들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4일 뒤인 14일 임진각 평화누리 야외공연장에서 평화기원 콘서트를 개최하는 민간 음악자원봉사단체 ‘P4P(People 4 Peace)’의 최종 리허설이었다.

이번 콘서트를 6개월 넘게 기획하고 준비해 온 주인공은 금혜연 양(18·중경고 3). 평소 플루트 등 악기 연주가 취미였던 금 양은 지난해 4월 여동생 윤아 양(17·중경고 2), 동네 친구 3명과 힘을 모아 P4P를 결성했다. 공부로 바쁜 일상 속에서 틈틈이 짬을 내 악기 연주도 하고 좋은 일도 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모임이었다. P4P는 한 달에 한 번씩 경기 광주시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앞에서 재롱공연을 선보였다. 서울맹학교와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자선 콘서트도 열었다. 경험이 쌓이는 동안 회원도 20명으로 늘었다.

음악재능봉사 위주로 활동하던 P4P가 갑자기 평화기원콘서트를 열게 된 배경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최근 연달아 발생한 북한의 도발이 있었다. P4P 창립멤버인 성시화 군(16·영동고 1)은 “전쟁은 교과서에서나 나오는 막연한 일이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난생처음으로 전쟁의 공포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윤아 양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있던 날 학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고사를 보고 있었는데 포격이 시작됐다는 말에 놀라 다들 채점도 포기하고 가방을 쌌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천안함 폭침 당시 미국 유학 중이었던 김예진 양(18·성심여고 2)은 “한국행 비행기표를 사야 할지 몰라서 부모님한테 울면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결국 P4P 회원들은 지난해 11월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평화를 기원하는 공연을 직접 기획해 보자고 결심했다. 장소는 금 양의 할아버지가 고향인 평양이 그리울 때마다 자주 찾던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으로 정했다. 공연일은 학교가 쉬는 토요일인 5월 14일로 잡았다. 그 다음은 통일부로부터 공연 허가를 받아야 했다. 금 양은 올해 1월 손으로 직접 써내려간 어설프지만 정성이 담긴 협조요청공문을 통일부로 보냈다. 두 달 만에 허락과 함께 공연 후원까지 받아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평화통일 기원이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탈북자 학교인 셋넷학교와도 결연을 맺었다. 그 덕분에 이번 공연에는 탈북 학생들도 참여한다.

질적으로 우수한 공연을 선보이려면 연주자도 더 필요했다. P4P 회원들이 6개월 동안 인맥과 인터넷을 총동원해 회원 영입 작전을 펼친 결과 6세부터 60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첼로 연주자 114명을 비롯해 성악가 2명, 피아노와 스네일 드럼 연주자가 공연에 참여하게 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많이 커져서 사실 긴장돼요. 그래도 우리의 간절한 메시지를 담아 열심히 준비한 이번 공연이 북한에도 좋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어요.” 6개월간 발로 뛰어 공연을 성사시킨 금 양의 바람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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