在佛 사회학자 정수복 씨 “한국선 여유있고 느리게 사는 법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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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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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적게 갖고 더 만족하면 안 될까요”
‘프로방스…’ 출간맞춰 내한

“88만 원 세대, 대졸 청년실업자, 고용 없는 성장 등 흔들리는 청춘들이 많지요. 이 과정에서 사회학이 젊은이들에게 미래를 제시하는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사회학자 정수복 씨(56·사진)는 23일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문학동네) 출간에 맞춰 내한해 이렇게 말했다. 1990년대 환경운동연합, 사회운동연구소 등에서 시민운동을 했으며 2002년 파리로 터전을 옮겨 사회과학고등연구원 객원교수로 활동했던 그는 이제 “작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씨는 서울, 파리에 이어 ‘제3의 고향’이라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에서 2005년 여름 한 달간 머물며 쓴 일기를 바탕으로 책을 썼다. 1980년대 유학 시절부터 프로방스에 모두 열 번 방문했고, 총 체류기간은 7, 8개월이다. 그는 프랑스 작가 알퐁스 도데의 작품 무대,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말년을 보낸 장소를 찬찬히 짚어보고 현지인들과의 만남에서 얻은 단상들을 차분히 정리했다. ‘한국 사람들은 느리고 여유 있게 살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렸다/…/프로방스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의 삶을 저당 잡힌 사람들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맑고 포근한 햇볕이 있는 프로방스 지방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독자들이 모두 비행기를 타고 갈 수는 없다. 국내에서 ‘프로방스적 삶’을 살 수는 없을까.

사람들의 사는 모습이 다양해지고, 남들이 뭐라 해도 자기만의 삶의 기준이 세워졌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 “삶을 바꾸는 한 방법은 더 적게 갖고 더 만족하며 사는 것입니다. 생각을 바꾸는 게 시작입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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