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꽃피는 나무’ ‘황금신부’ 등을 만든 운군일 감독은 19일 동아일보가 마련한 시청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서 “재미, 감동, 유익성, 높은 완성도의 4박자를 갖춘 드라마가 좋은 드라마”라고 말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시청자가 TV를 보는 눈은 뛰어납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자기복제식’ 드라마는 시청자가 용납하지 않아요. 전달자가 시청자를 왕으로 모실 때 좋은 콘텐츠가 나옵니다,”
1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21층 인촌라운지에서 열린 시청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세 번째 강의에 강연자로 나온 운군일 감독(58)은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도 열심히 발로 뛰면서 소재를 발굴하는 저널리스트적 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교생 일기’ ‘사랑이 꽃피는 나무’ ‘황금신부’ 등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감동적인 ‘무공해’ 드라마를 주로 만들어온 그는 “감독생활 33년 동안 꼼꼼히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며 드라마 소재를 찾아왔다”며 “드라마 소재가 고갈됐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온 가족이 시청하기 낯 뜨거운 드라마가 양산되는 것은 작가, PD들이 머리로만 드라마를 만들기 때문”이라며 “머리, 발, 가슴이 삼위일체로 균형을 이룰 때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운 감독은 “2007년 베트남 이주여성을 소재로 한 ‘황금신부’를 기획했을 때 방송가에서는 ‘다문화 드라마가 되겠느냐’는 반론이 많았다”며 “그러나 드라마는 재미 이상의 시의성과 유익성을 갖춰야 한다는 판단하에 드라마를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해외에 20억 원어치 수출하고 중국 베트남 등 4개국에서 작품상을 받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를 기획하거나 극본을 쓸 때는 ‘시청자가 이 드라마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상상하고 실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종합편성채널을 준비하고 있는 동아일보가 시청자의 올바른 드라마 이해와 분석을 위해 마련한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은 총 8회에 걸쳐 매주 금요일 오후 2시에 마련된다. 26일에는 ‘천국의 계단’ ‘아스팔트 위의 사나이’ ‘로드 넘버원’ 등을 연출한 이장수 감독이 강사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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