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도루 수석 엔지니어 “LG화학과 배터리 기술 제휴 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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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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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전기차 ‘리프’ 개발

올해 말 선보이는 닛산의 전기자동차(EV) ‘리프’의 상품기획 및 생산을 총괄하는 아베 도루 수석 엔지니어.
올해 말 선보이는 닛산의 전기자동차(EV) ‘리프’의 상품기획 및 생산을 총괄하는 아베 도루 수석 엔지니어.
가솔린 자동차에 대한 환경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세계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속속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을 없애 100% 전기로만 달리는 전기자동차(EV)는 이산화탄소(CO₂) 등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궁극적 친환경차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말 상용생산에 들어가는 닛산의 첫 EV인 ‘리프’의 아베 도루(阿部徹·49) 수석 엔지니어를 20일 일본 요코하마(橫濱)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해 미쓰비시가 처음으로 EV를 내놓은 데 이어 한국 미국 유럽 중국에서도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리프는 뭐가 다른가.

“이전의 EV는 경차에 모터를 얹은 모델로 일본 시장에 판매가 국한됐다. 그러나 리프는 성인 5명이 탈 수 있는 1500cc급 중형으로 배기량 면에서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 또 1회 충전으로 160km를 달릴 수 있고 최대속도는 시속 160km여서 고속도로 주행에도 손색이 없다.”

―가솔린차의 연료소비효율도 많이 개선됐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도 상용화된 지 오래다.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배기가스 배출량이 전보다 획기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 인도 등 신흥국의 자동차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개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제로 에미션(zero emission)’이라는 발상의 전환이 더없이 중요해졌다. 특히 미국이 2012년부터 배기가스 및 연비 규제를 대폭 강화해 자동차 메이커가 매년 5%씩(판매 기준) 연비를 개선해 CO₂ 배출량을 줄이도록 의무화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벌금을 내야 한다. EV를 많이 팔아야 가솔린차도 팔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EV는 전기가 없으면 고철에 불과하다. 도로에서 방전되면 위험천만이다.

“대용량 배터리기술이 발전하면서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주행거리가 최대 160km로 늘었다. 통계조사에 따르면 일반 운전자의 1일 주행거리는 50∼60km다. 매일 장거리를 뛰어야 하는 택시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충분하다. 방전 위험을 없애기 위해 리프는 주행 중 정보기술(IT) 시스템을 통해 현재 남아 있는 충전량과 달릴 수 있는 거리, 가까이에 있는 충전서비스 정보를 무선통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받는다. 또 주행 중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춘 지역 또는 국가에 우선 판매하기 때문에 방전에 따른 위험성은 극히 낮다.”

―향후 판매 및 생산계획은….

“올해 11월 미국을 비롯해 12월 일본, 내년 1월 영국과 프랑스에 판매 개시한다. 판매지역 선정은 각국 정부의 EV에 대한 보조금과 충전인프라 구축 현황 및 앞으로의 계획을 고려했다. 아쉽지만 한국은 아직 보조금이나 인프라 구축이 더뎌 판매를 늦추기로 했다. 현재 일본에 5만 대 규모의 생산 공장이 있고 미국과 영국에 2013년 말까지 각각 15만 대와 5만 대 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완공한다.”

―닛산은 현재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앞으로 외국의 다른 기업과 제휴 전망은….

“세계적으로 배터리 기술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특히 LG화학 등 한국 기업들은 배터리 개발기술이 상당 수준에 올라 있다. 배터리가 EV의 생명인 만큼 좋은 기술이 나오면 제휴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요코하마=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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