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터닝포인트]<9>최해숙 씨-디자이너에서 소믈리에로

  • 입력 2009년 4월 21일 20시 45분


** 이 기사는 저널로그 기자 블로그에 등록된 글입니다 **

"우연의 여지를 열어두고 사는 것도 재미있잖아요"

나이가 들면 사람은 잘 안변한다고 했던가. 그러나 최해숙 씨(43)는 인생의 행로를 바꾼 뒤 얻은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로 '이전과 달라진 나 자신을 발견한 것'을 꼽았다.

안정감 있고 자신만만해 보이는 인상인데, 그는 예전엔 안 그랬다며 손사래를 쳤다.

"늘 스스로를 끈기가 없고 우유부단하다고 생각해왔어요. 내가 강하거나 악착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데, 길을 바꿔보니 내게 강한 면이 있더라구요. 육체적으로 힘든 일처럼 도저히 할 수 없을 거라고 상상하던 일을 해냈다는 충족감도 커요."

그에게 인생 전환은 '지금까지 속해있던 상자 밖으로 나가는 일'이었다. 두렵고 불안했지만 바깥으로 한 발짝 내딛고, 낯선 세계에서 전혀 다른 사람들과 뒤섞여 지내다 보니 이번엔 달라진 자기 자신이 보이더라고 했다.

LG화학에서 인테리어 소재 디자이너로 일하던 그는 35살에 길을 바꿔 이탈리아 유학을 통해 요리사, 소믈리에로 변신했다. 현재 건국대 와인학 석사과정 겸임교수, 와인나라 아카데미 강사로 일하며 소믈리에를 꿈꾸는 사람들을 가르친다.

만약 길을 바꾸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그는 "열의 없이 일을 하면서 '이것 말고 다른 세계가 있을 텐데…' 하며 답답해하고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똑같이 바빠도 어떤 일은 힘을 소진시키는가 하면, 또 어떤 일은 되레 에너지 공급원이 된다. 그에게 전환 이후의 세계는 후자처럼 보였다.

● 하나의 기회가 새로운 기회를 낳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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