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장관 출신이 의대 총장으로

  • 입력 2009년 2월 13일 02시 59분


포천중문의대 박명재씨 영입

학교이름 차의과학대로 바꿔

포천 중문의대 신임 총장을 선임하기 위해 12일 낮 서울 강남구 역삼동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학교법인 성광학원 이사회. 이사진은 의외의 인물을 새 총장으로 선임했다.

노무현 정부 때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박명재(61·사진) 제주대 석좌교수. 의사 출신으로 연세대 총장을 지낸 김병수 현 총장을 유임하는 안(案)도 검토했지만 최종 결론은 박 전 장관으로 내려졌다. 차병원 설립자인 차경섭 성광학원 이사장이 1997년 포천 중문의대를 세운 이후 4명의 총장이 있었지만 비(非)의료인 출신은 처음이다.

이사회는 또 학교 이름도 ‘차의과학대학교’로 바꿨다. ‘제2의 개교’를 선언한 셈이다.

회의에 참가했던 대학 관계자는 “차의과학대엔 대학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속·협력병원, 유전자치료 연구소, 벤처회사가 모여 있다. 이 모두를 아우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며 “행정관료 출신이지만 박 전 장관을 모셔오자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제16회 행정고시(1975년)를 수석 합격한 박 전 장관은 청와대 행정비서관, 경북도 행정부지사,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을 지냈다.

이사회의 결정에 다소 상기된 듯 그는 기자가 “성공한 행정가가 성공한 대학총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을 지낸 경력을 살려 대학 개혁에 나서겠다”고 대답했다. 아직 의과학대 총장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임기는 3년. 박 총장은 “한국 최초로 노벨의학상의 꿈을 성취하는 연구중심대학, 생명공학기술(BT)의 메카로 활약하는 병원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차의과학대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연면적 6만6000m² 규모의 ‘차그룹 통합줄기세포 종합연구소’를 설립 중이다.

박 총장은 “판교 연구소를 중심으로 분당차병원과 여타 연구소를 연계한 바이오 크러스트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협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병원그룹은 현재 강남차병원, 분당차병원, 미국LA할리우드 장로병원 등 6개 부속·협력병원과 세포·유전자 치료연구소 등 5개 연구소, 차바이오텍 등 6개 벤처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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