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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2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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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종군기자동우회’(회장 한영섭) 회원들이 25일 대전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의 제8 장교 묘역 주변에 둘러앉았다.
같이 전장을 누볐던 최기덕 최경덕 동아일보 기자, 김우용 서울신문 기자, 방락영 조선일보 기자 등 4명이 안장돼 있는 곳이다.
묘역을 찾은 종군기자들은 동아일보 출신인 김진섭(91) 임학수(89) 씨, 한영섭(전 KBS 기자·81) 회장, 계성일(80) 부회장 등 4명.
이들은 묘역을 차례로 돌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친구들인데 함께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참배를 마친 이들은 화제를 촛불집회로 옮겨갔다.
한 회장은 “전쟁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리 설명해도 모른다.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지금의 상황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945년 동아일보에 입사했던 김 씨는 “광복 후 신문과 기자도 좌우익과 중도로 나뉘었지만 서로를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서로 헐뜯고 짓밟아버리려는 지금의 세태를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경덕 전 사진기자 묘지 주변에 막걸리를 부으며 “막걸리를 참으로 좋아했는데…. 생사의 기로에서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계 씨도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겼고 포위를 당해 교전하면서 탈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묘역을 둘러 본 임 씨는 “먼저 간 동료들이 원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이 아닐 텐데…”라며 여운을 남겼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