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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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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흘러들어 오는 돈이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나가는지 방향은 잡고 있어야죠. 막 흘러들어 온다고 해서 그냥 파묻혀 있으면 빠져 죽을지도 모르잖아요.”
30일 제44회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방송인 김제동(34·사진) 씨는 “국가 발전을 위해 저축을 한다는 등의 거창한 말보다는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뭔가 하나씩 해 나간다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자신의 ‘저축관’을 설명했다.
그는 ‘얼마를 버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며 “나는 분명히 말하는데 내가 번 것을 다 내놓지는 못한다”고 너스레를 떤 뒤 “하지만 혼자서만 먹고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씨는 일찍 아버지를 여읜 후 스스로 학비를 마련하며 학창시절을 보내는 등 힘든 과정을 거쳤다. 역경을 딛고 스타의 자리에 올랐기 때문인지 불우 계층을 배려하는 데 남다른 신경을 쓰고 있다.
김 씨는 “돈을 1억 원, 5000만 원씩 낼 때마다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며 “나는 그런 돈을 몰래 낼 정도로 인격 수양이 되지 않은 것 같다. 돈이 아까워서라도 주위에 알려서 칭찬을 듣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이번에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게 널리 알려져 좋은 신붓감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며 “그 일을 위해서라도 돈을 더 많이 벌고, 또 많이 내놓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저축유공자 98명(3개 학교 포함)을 선정해 시상했다.
장충석(86·세무사) 씨가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았고 국민포장은 이용권(47·자영업) 씨, 김종태(57·자영업) 씨, 노강석(53·기업은행 본점 개인금융부장) 씨 등 3명이 수상했다.
대통령 표창은 김제동 씨 등 6명, 국무총리 표창은 개그맨 박준형(35) 씨 등 11명이 수상했다. 이 밖에 42명이 재정경제부 장관 표창, 35명이 한국은행총재 표창을 받았다.
한때 성대히 치러졌던 저축의 날 행사는 몇 년 전부터 소비지출을 유도해 내수 경기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축소돼 왔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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