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아파트 사는 중고교생들 고구려 유적-백두산 탐방

  • 입력 2007년 6월 1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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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SH공사와 함께하는 고구려 유적·백두산을 찾아서’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9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각자 이루고 싶은 꿈을 힘차게 외치고 있다. 백두산=김재명 기자
‘제2회 SH공사와 함께하는 고구려 유적·백두산을 찾아서’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9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각자 이루고 싶은 꿈을 힘차게 외치고 있다. 백두산=김재명 기자
첫 해외여행지인 백두산 천지 앞에 선 중학 1학년생 이민영(가명·13) 양은 목청껏 자신의 꿈을 외쳤다. “나는 꼭 안과의사가 될 것이다!”라고.

이 양은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함께 SH공사가 공급한 임대아파트에서 산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원 없이 치료해 주기 위해 꼭 안과의사가 되고 싶다는 게 그의 소망이다.

이 양이 천지를 향해 자신의 꿈을 외치고 있을 때 옆에서는 SH공사의 임대아파트에 사는 비슷한 처지의 중고교생 27명이 저마다 이 양처럼 자신의 꿈을 외쳤다. 마라토너, 역사학자, 영화배우, 교사 등 꿈꾸는 미래는 달랐지만 간절함은 한결같았다.

이들은 서울 성동, 노원, 방화 지역 종합사회복지관의 추천을 받아 우리은행, 알프스항공여행사가 후원하고 SH공사가 주관한 ‘제2회 SH공사와 함께하는 고구려유적·백두산을 찾아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대아파트 거주 우수 청소년이다.

6일부터 13일까지 7박 8일 일정 중 학생들이 가장 감격스러워했던 순간은 9일 오전 중국 땅을 통해 백두산 천지에 올랐을 때.

학생들은 정상에서 905개의 계단을 걸어 내려와 장백폭포를 거쳐 6월인데도 아직 얼음이 두꺼운 천지를 직접 손으로 만져 본 뒤 가슴 속의 꿈을 외쳤다.

한 참가자는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날 때마다 민족정기가 살아 있는 백두산 천지에서 외쳤던 나의 꿈을 기억하며 이겨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지린(吉林) 성 지안(集安) 현 일대 고구려 유적지를 찾아 광개토대왕비와 광개토대왕릉, 장군총, 국내성터 등을 관람했다. 학생들은 중국 정부가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준비하면서 유적지 인근에 살던 조선족 동포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살도록 해 고구려 유적을 중심으로 한민족이 집중되는 것을 막았다는 설명에 분노하기도 했다.

백두산=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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