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의 참배… 고엽제전우회, 베트남 월맹군 초청

  • 입력 2007년 4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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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고엽제 전우회 초청으로 9일 방한한 조쑤언지앤 씨를 비롯한 베트남 참전용사들이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고엽제 전우회 초청으로 9일 방한한 조쑤언지앤 씨를 비롯한 베트남 참전용사들이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전쟁에서 한국군에 총부리를 겨눴던 베트남 참전용사(월맹군)들이 처음으로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했다.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초청으로 9일 방한한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 고엽제협회 관계자 9명은 첫 일정으로 한국군 파월장병들이 묻힌 현충원을 찾았다.

이들은 현충원 관계자의 안내로 현충탑 앞에 도열해 엄숙한 분위기 속에 분향하고 호국영령들을 참배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소속 한국군 파월용사 120여 명도 함께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월맹군 참전용사 중에는 1975년 4월 30일 탱크를 이끌고 남베트남 수도인 사이공(현재 호찌민) 대통령궁을 접수했던 예비역 소장 조쑤언지앤 씨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조쑤언지앤 씨는 “당시 전쟁에서 베트남군과 한국군 모두 희생됐다. 과거는 다 지나갔으며 한국을 동반자이자 친구로 생각해 참배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석정원 회장은 “방문단 측이 먼저 참배 의사를 밝혔다”며 “이념의 벽을 넘어 불편한 과거를 씻고 국익을 위해 새 장을 열어 나가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방문단은 현충원 참배에 이어 김정복 국가보훈처 차장을 접견했다. 이들은 10일 대한민국 고엽제전우회 정기총회 참석, 서울보훈병원 방문 등 일정을 보내고 16일 출국할 예정이다.

베트남의 고엽제 피해자는 약 475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국의 베트남 참전용사 중 고엽제 피해자는 약 15만 명이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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