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입양 브렌트 윌크 씨 방한기간중 봉사

  • 입력 2006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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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트 일산복지타운에서 지내는 천은희(3) 양. 앞이 보이지 않고 뇌병변, 발달지연 등 복합장애를 앓아 좀처럼 웃지 않지만 17일 자신을 돌보는 필립 브렌트 윌크 씨가 찾아오자 즐거워하고 있다. 고양=이동영  기자
홀트 일산복지타운에서 지내는 천은희(3) 양. 앞이 보이지 않고 뇌병변, 발달지연 등 복합장애를 앓아 좀처럼 웃지 않지만 17일 자신을 돌보는 필립 브렌트 윌크 씨가 찾아오자 즐거워하고 있다. 고양=이동영 기자
두 살 때 친부모에게 버림받아 미국으로 입양된 필립 브렌트 윌크(25) 씨는 3월부터 경기 고양시 홀트일산복지타운에서 중증장애인을 보살피고 있다.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장애인을 목욕시키고 청소와 빨래, 식사를 도와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그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다. 2002년 미 공군에 입대해 3년간 복무했다.

군 시절 한국계 선임병에게서 한국어를 조금씩 배워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한국에서 자원봉사를 하게 된 동기를 묻자 “저도 잘 몰라요. 그냥 어릴 적부터 한국이 좋았어요. 내가 태어난 곳이라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장애인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오전 9시부터 해질녘까지 계속되는 일이지만 늘 환한 웃음을 짓는다고 홀트 직원들이 전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여서 기회가 닿으면 북한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싶고 한국과 관련된 미국 정부기관에서 일하며 한미 양국 관계에 보탬이 되고 싶어 한다.

홀트 일산복지타운의 도움으로 16일 생모를 만난 그는 다음 달 1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어렸을 때 양부모가 알려줘 입양아임을 알았지만 자신보다 먼저 입양된 한국계 누나가 있어 큰 충격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생모가 자신을 키우지 못하고 미국으로 입양 보낼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한국인이면서도 한국에서 살지 못하고 미국으로 입양됐지만, 나는 내가 태어난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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