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모스크바대 한국학 수강생들 ‘김치’체험 특강

  • 입력 2005년 12월 1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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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대 한국학과 학생들이 한성식품 김순자 사장(가운데)과 함께 직접 김치를 만들어 보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러시아 모스크바대 한국학과 학생들이 한성식품 김순자 사장(가운데)과 함께 직접 김치를 만들어 보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한국 음식 중에 제일 좋아하는 김치를 직접 만들어 보니 너무 재미있어요.”

15일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가에 있는 모스크바대 아시아아프리카학부 한국학과 강의실. 여느 강의 시간과 달리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와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앞치마를 두르고 비닐장갑을 낀 20여 명의 학생들이 ‘김치전도사’로 유명한 김순자(金順子·52) 한성식품 사장과 함께 김치를 만들며 즐거워했다. 이 대학 이해남(李海男) 객원교수의 주선으로 마련된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특강 시간이었다.

4학년인 율리야 가티타드제(21·여) 씨는 “김치를 담그다 보니 맛뿐만 아니라 색깔도 너무 예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상명대에서 교환학생으로 1년 동안 서울에 머물면서 ‘김치맛’을 알았다는 그는 “맵지 않으냐”는 질문에 “안 매우면 김치가 아니죠”라고 대답했다.

김 사장은 김치 담그는 시범을 보이는 틈틈이 김치에 대한 강의도 했다. 어문학계열 학과라 여학생이 많아서인지 “김치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김 사장의 설명에 특히 반응이 뜨거웠다.

한국 음식을 접할 기회가 많은 한국학과 학생들뿐 아니라 일반 러시아인들 사이에서도 김치의 인기는 대단하다. 재래시장에서 흔히 파는 고려인식 김치인 ‘카레이스키 샐러드’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강의를 지켜보던 윤석황(尹錫滉) 농수산물유통공사 모스크바지사장은 최근 대형 유통매장인 메가에서 열렸던 한국식품전시회에서도 김치가 가장 큰 인기를 모았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외국인을 위해 미역김치나 깻잎양배추말이김치 같은 ‘퓨전 김치’도 개발했다”며 “내년에는 모스크바에 김치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러시아 식탁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앞서 이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객원교수로 위촉됐다.

모스크바=김기현 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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