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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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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은퇴자협회(회장 주명룡)가 수여하는 올해 ‘히어로상’을 수상하는 현역 택시운전사 배용복(81·서울 은평구 불광1동) 씨의 말이다.
일을 하면 적당한 긴장과 만족감 그리고 성취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정신과 육체를 젊은 상태로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배 씨의 지론이다.
히어로상은 이 협회가 직장을 은퇴한 뒤에도 용기와 활력을 가지고 일을 계속하는 평범한 고령자들과 고령인력을 적극 채용한 기업에 주는 상. 히어로상이라는 이름은 ‘당신이야말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는 의미다.
지금도 일하는 순간이 즐겁다는 배 씨는 50년 무사고 운전사. 6·25전쟁 때 인민군 장교로 참전했다 포로가 된 그는 반공포로로 석방된 후 서울에서 미제 시보레 지입차주의 운전사로 택시를 몰기 시작했다.
아들 식구와 함께 살고 있는 그는 서울 덕신택시 소속으로 매일 오전 3시 일을 시작해 오후 3시에 교대하고 귀가한다. 한달 수입은 100만 원 남짓.
배 씨는 승객에게 먼저 말을 거는 편이다. 또 백발의 할아버지가 택시를 모는 데 대한 승객들의 호기심도 더해져 그의 택시 안에서는 늘 이런저런 대화가 오간다.
그가 가장 긍지를 느끼는 순간은 중년의 승객들이 “80세를 넘긴 할아버지도 택시 운전을 하는 것을 보고 삶에 대해 큰 용기를 얻었다”고 말할 때다. 대한은퇴자협회는 2월부터 전국 227개 지방자치단체와 112개 고용안정센터, 72개 기업 등 500여 군데에 공문을 보내 대상자를 추천받아 이중 배 씨 등 개인 7명과 기업 2곳을 히어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23일 열린다.
정동우 사회복지전문기자 fo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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