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국립학술원 연구원 즐레조… 백령도 파주등 현장 찾아

  • 입력 2004년 9월 14일 18시 43분


코멘트
“한국의 아파트단지는 불과 20년 만에 주거양식을 완전히 뒤바꿔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입니다. 또 북한 접경지대는 긴장감이 감돌기보다 삶의 역동성이 넘쳐나고 있어 연구가치가 아주 높습니다.”

1989년부터 한국을 수시로 찾으면서 지리를 연구하고 있는 프랑스 국립학술원 연구원이자 마른 라 발레대의 지리학과 교수인 발레리 즐레조(37·사진)의 평가다. 그는 최근 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백령도를 다녀왔다.

즐레조 교수는 백령도에서 사흘간 머물며 주민들과 인터뷰를 하고 생활실태를 직접 돌아보았다. 또 인천시청에 들러 백령도의 컴퓨터그래픽 도면, 해도, 위성사진, 최신 통계연보, 지역개발계획 보고서 등을 꼼꼼히 챙겼다.

그는 “우선 접경지역의 토지이용과 경제활동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며 “앞으로 3년 동안 백령도나 경기 파주시, 인천 강화군, 강원 고성군 등을 대상으로 지리연구를 벌어야 하기 때문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서울의 아파트단지와 도시경관을 다룬 ‘서울-거대한 도시, 빛나는 도시’라는 단행본을 지난해 초 프랑스에서 펴냈다. 이 책은 1950년대부터 최근까지 서울의 도시정책과 아파트 단지 개발, 신분 상승의 수단으로 전락한 아파트, 아파트 문화변천 등을 다루고 있으며 프랑스 국립지리학회에 의해 우수도서로 선정됐다.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는 이 책을 한국어로 펴내기 위해 번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즐레조 교수는 “1970년 아파트 단지는 서울 전체 가구 수의 4%에 불과했지만 이젠 51%를 넘어섰다”며 “요즘 상류층이 전원주택으로 이동하는 탈 도시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기존 아파트단지의 관리 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파리4대학(소르본)에서 지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문화와 한국어도 복수 전공했다.

인천=박희제 기자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