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입양 박현우군 ‘최고 보이스카우트’ 되어 모국 방문

  • 입력 2004년 6월 16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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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대문구 창천동 동방사회복지회 본부에서 위탁모(가운데)와 해후한 박군.-연합
15일 오후 서대문구 창천동 동방사회복지회 본부에서 위탁모(가운데)와 해후한 박군.-연합
“저를 낳아주신 어머니에게 제가 얼마나 사랑받으며 의젓하게 컸는지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백일이 갓 지난 나이에 미국으로 입양돼 훌륭한 고등학생으로 성장한 소년이 고국을 찾았다.

올해 17세인 앤드루 박 실러(한국명 박현우·17)군.

박군은 10일 양부모인 실러 부부와 역시 한국에서 입양한 여동생 알렉스(한국명 김설희·14)양 등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한국사회복지단체인 ‘동방사회복지회’와 미국 입양기관인 ‘딜런양자회’가 공동으로 모집한 모국방문단에 참여한 것.

“뿌리를 잊지 말라”는 양부모의 배려로 한국 성(姓)인 ‘박(Park)’을 중간이름으로 사용하고 있는 박군은 1986년 부산에서 태어나 출생한 지 100여일 만에 미국에 입양됐다.

실러 부부는 그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며 사랑으로 키웠고 박군은 우수한 성적과 봉사활동으로 미국 ‘우수학생협회(National Honor Society)’의 정식회원이 되는 등 훌륭하게 성장했다.

특히 박군은 4월에는 미국 전역에서 단 2%만 선발된다는 보이스카우트 최고의 영예인 ‘이글스카우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글스카우트는 ‘보이스카우트의 꽃’으로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을 비롯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 많은 저명인사가 이글스카우트 출신이다.

15일 박군은 입양 직전 자신을 돌봤던 위탁모 김옥희씨(70)를 만나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군은 “전남 출신이라는 사실 말고는 생모에 대해 아는 게 없다”며 “22일 출국 전에 생모를 꼭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정양환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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