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장팅 가오슝市長, ‘대만 민주화 상징’ 동양대서 박사학위

  • 입력 2003년 11월 30일 19시 00분


“한국 선비의 고장에서 박사학위를 받게 되니 공직자로서 마음을 더욱 가다듬어야죠.”

대만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인 가오슝(高雄)시 셰장팅(謝長廷·56·사진) 시장이 1일 경북 영주시 풍기읍 동양대(총장 최성해·崔成海)에서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셰 시장은 타이베이(臺北) 출신으로 국립대만대를 졸업하고 1969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86년에는 야당 재건운동에 나서 민주진보당이라는 당명을 짓고 집권 이후 지난해까지 2년 동안 당 대표를 맡았다. 가오슝시는 인구 150만명으로 대만 제1의 공업도시다.

“10년 만에 한국에 왔는데 너무 달라졌습니다. 한국인들의 활기찬 모습을 보니 두 나라 국민이 손을 잡고 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솟구칩니다. 한류(韓流) 열풍이 한바탕 불어 대만인들도 한국에 대한 느낌이 새로워졌고요.”

셰 시장은 “유명한 영주 풍기인삼을 비롯해 한국의 농산물 거래와 관광 등 두 나라의 경제교류가 더욱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유별나다. 약자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풍성할 때 비로소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셰 시장은 “어떤 나라가 잘산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경제적 발전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도 대단히 중요하죠. 삶의 질을 생각하면 ‘약자 우선’이 더 중요한 이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투자유치단 50여명과 함께 한국을 둘러본 그는 “한국의 인삼 등 농산물이 국제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농산물의 포장과 유통에도 세심한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영주=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