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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3월 5일 19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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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이어 현재 주한미군 제2사단에 근무중인 존 쿱 병장(34)은 지난해 12월 본보에 자신의 아버지가 한국인 하우스 보이와 찍은 흑백사진과 함께 ‘전립샘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아버지가 사진 속의 한국 소년을 찾고 싶어한다’는 사연을 보냈다.
사진과 함께 소개된 사연을 접한 정설남(鄭雪男·64·경기 수원시)씨는 지난해 12월30일 경기 의정부시 미2사단 캠프 레드클라우드를 찾아 쿱 병장을 만나 사진 속의 소년이 자신임을 확인했다.
전쟁 당시 수원비행장 공사 현장에서 일했던 정씨는 함께 근무했던 콥 병장의 아버지 허먼 쿱(69)이 자신을 애타게 찾는다는 얘기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러나 미국 테네시주에 사는 쿱씨는 건강이 나빠 한국에 올 수 없고 정씨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미국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같은 사연을 전해 들은 한미우호민간단체인 ‘피플 투 피플’ 동두천지회(회장 김일영)는 정씨에게 미국 방문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정씨는 5월 미국으로 가 쿱씨와 만날 예정이다.
미군을 상대로 발행되는 일간신문인 성조지(星條紙)는 5일 본보 보도를 포함해 이 같은 내용을 비중 있게 전하면서 쿱 병장의 말을 통해 ‘둘의 만남이 한미우호 관계 증진에 보탬이 되기 바란다’고 보도했다.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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