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2000여㎞ 강행군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 입력 2002년 8월 30일 18시 07분


동북아 대장정에 나선 대학생 대원들이 18일 오후 중국 지린성 훈춘시 인근에서 두만강을 따라 걷고 있다. - 사진제공 교보생명
동북아 대장정에 나선 대학생 대원들이 18일 오후 중국 지린성 훈춘시 인근에서 두만강을 따라 걷고 있다. - 사진제공 교보생명

“‘나’를 찾아 떠난 대장정이었는데 ‘우리’를 찾아 돌아왔습니다.”

16일부터 열흘간 중국의 만주벌판을 가로지르는 ‘제1회 교보생명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을 시작하기 전 100명의 남녀 대학생은 각자의 포부를 적어냈다. 대부분 개인적인 목표가 뚜렷했다.

그러나 대장정이 끝난 뒤 이들이 적어낸 소감문에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우리’였다. 조선족 마을과 백두산 천지에서 ‘우리 민족’을 느꼈고 고구려와 발해유적을 보면서 ‘우리 유산’을 확인했으며 계속 걷고 차를 타면서 이동하는 강행군 속에 서로 돕는 ‘우리’를 배웠다는 식이다.

열흘간 2000㎞를 지나는 대장정을 무사히 마친 대학생들은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번 행사는 ‘국토 대장정’의 개념을 해외로 옮긴 첫 시도였다.

300 대 1의 경쟁을 통해 선발된 국내외 대학생 대원들은 16일 강원 속초에서 배를 타고 중국으로 향해 지린(吉林)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 백두산, 압록강변의 고구려유적지인 지안(集安), 베이징(北京) 등을 거쳤다.

대원들은 옌지(延吉) 주변의 조선족 마을에서 민박하며 정을 나눴고 베이징대에서는 중국사회과학원 이상문(李相文) 박사와 베이징대 심정창(沈定昌) 교수의 ‘한중 관계’ 강의를 듣기도 했다.

이들은 하루에 평균 2∼3시간씩 걷고 4∼5시간씩 차를 타고 이동하는 강행군을 하면서도 매일 저녁 하루의 일정 속에서 느낀 점을 토론해 정리했다. 또 ‘중국의 문화’, ‘고구려유적 연구’ 등 떠나기 전에 미리 정해온 주제를 연구했다.

대원들이 꼽은 이번 대장정의 백미(白眉)는 백두산 등반. 소천지∼옥벽폭포∼용문봉 하단∼천지를 거치는 10여시간의 등반에서 대원들은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며 1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대원들은 고구려와 발해유적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지린성 지안의 장군총과 광개토대왕비 등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모습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우수 대원으로 뽑힌 박명수씨(강원대 4년)는 “대장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대한민국 젊은이로서의 기개를 배웠다”고 말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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