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戰에서 ‘히딩크 공’ 받은 정연윤씨 “어떻게 팔겠어요”

  • 입력 2002년 6월 27일 18시 31분


“제가 바로‘히딩크 공’의 주인공입니다.”

한국축구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2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스페인을 꺾고 4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관중에게 선물한 피버노바 공을 차지한 주인공은 전남 나주에서 배농사를 하고 있는 정연윤(鄭然允·28·전남 나주시 죽림동)씨로 밝혀졌다.

정씨는 선배에게서 선물받은 8강전 1등석 티켓 2장을 갖고 이날 친구와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가 행운을 안았다.

정씨는 히딩크 감독이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피버노바 공을 슈팅으로 날리자 의자 등받이 위에 올라가 관중 10여명과 함께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 끝에 공을 차지했다.

정씨는 “히딩크 감독이 구두를 신고 찬 흔적이 공에 선명하게 남아 있어 그 감격이 더했다”고 말했다.

‘보물급’ 공을 차지한 정씨는 요즘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소문을 듣고 공을 구경하려고 찾아오거나 경매물로 내놓지 않겠느냐는 제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

정씨는 “국민적 영웅인 히딩크 감독이 선물한 공을 어떻게 팔겠느냐”며 “행운을 가져다 준 공이기 때문에 붉은 수건으로 서너겹 감싸서 가지고 다닌다”고 말했다.

정씨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히딩크 감독과 한국 선수들을 만나 이 공에 사인을 받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히딩크 감독이 관중석으로 날려 보낸 2개의 공은 스페인전에서 사용된 공이 아닌 대표팀 연습구이지만 당장 경매물로 내놓더라도 고가 거래가 예상된다.

1등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행운을 거머쥔 또 다른 한 명의 신원은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나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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