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학원로 신태선교수 타계]의학발전 위해 시신 기증

  • 입력 2000년 2월 18일 00시 21분


타계한 원로 해부학자가 실습용으로 써달라며 자신이 몸담고 있던 병원에 자신의 몸을 기증해 감동을 주고 있다.

17일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날 향년 7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신태선(申泰善)연세대명예교수가 미리 작성한 유언을 통해 시신기증 의사를 밝혔다는 것.

1965년부터 연세대의대 해부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93년 퇴직한 고인은 지난해 12월말 폐암 진단을 받고 오래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자 가족들을 불러모아 시신기증 의사를 밝혔다. 가족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지만 의학발전을 위해 시신마저 바치겠다는 숭고한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부인 윤정배(尹貞培·70)여사는 “병마의 고통 속에서도 미소를 짓던 남편의 얼굴을 지울수 없다”며 “시신 기증은 의학도를 양성하며 평생을 보낸 남편의 마지막 열정”이라고 말했다.

고인은 효소조직화학과 세포유전학을 국내에 도입하는 등 해부학 발전의 기틀을 세웠으며 ‘인류해부학’ 등 7권의 저서를 냈다. 대한해부학회장 대한체질인류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유족으로는 장남 신재희(申在熹)현대상선 기획실이사, 사위 박희전(朴熙雋)연세대 원주의대 정형외과교수가 있다. 발인 19일 오전 10시. 병원측은 영결식이 끝난 뒤 신교수의 시신을 해부학교실로 안치해 해부실습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02-362-9899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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