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석씨 가족 올 소망]"10형제 우애-건강 좋아지길"

  • 입력 2000년 1월 2일 21시 16분


“가족신문으로 해요.”

“정보시대인데, 가족 홈페이지가 어때요?”

1일 저녁 서울 서초구 잠원동 조인석씨(42·한국가스안전공사 직원)아파트에 ‘사랑가족회’회원들이 모였다. 새 천년에 회원들이 함께 할 일을 얘기하기 위해서다.

회원은 조씨네 다복한 10형제와 그 자녀들.85년 막내의 결혼을 계기로 아예 모임이름을 ‘사랑가족회’라고 붙였다.

이날 모인 회원은 큰 형님 효남씨(55)부터 조씨의 외아들 경오군(13·중학교1년)까지 서울사는 가족 18명. 전체 42명중 절반정도가 모인 셈이다.

“지난번 가족놀이때 2000년엔 가족신문을 내보자고 했잖아.‘회원번호 9번’ 제수씨에 따르면 아직 원고낸 사람이 세사람밖에 없다며?”

효남씨의 말에 10형제중 아홉째인 조씨의 아내 이미경씨(39)가 거들고 나섰다.

“한집에서 원고 2,3개만 써 주시면 돼요. 초등학생 조카들도 자기 아이들에게 물려주겠다며 벼르고 있다네요.”

각자 새해소망을 말하고 신문에 싣자는 얘기도 나왔다.

다섯째의 둘째딸 화진씨(22)는 “대학졸업반이니까 취직도 하고 맘에 쏙 드는 남자친구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넷째의 둘째아들 김준완씨(22·대학휴학중)는 “준비하고 있는 시험에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3생이 되는 일곱째의 아들 김성진군은 “잠 좀 실컷 자봤으면 원이 없겠다”고 해서, 고1인 여섯째의 아들 임승준군은 “돈을 많이 모으고 싶다”고 해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인식씨는 컴퓨터마스터와 가족홈페이지 만들기가 소망이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어른’들의 새천년 소망은 건강으로 모아졌다.

“형제들 두루 건강하게” “군대간 두 아들 건강했으면” 등 가장 소박하면서도 절실한 희망은 건강이었다.

“21세기엔 가족의 의미가 사라진다고도 하는데…우리처럼 10형제가 수시로 부담없이 모이다 보면 가족이야말로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언덕’임을 깨닫게 됩니다.”

둘째인 효석씨는 “가족 모임을 통해 2000년대를 살 아이들에게 가족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