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인터뷰]김영환씨 "김일성도 주체사상 모르더라"

  • 입력 1999년 10월 18일 19시 02분


“김일성은 주체사상도 모르고 있더라.”

8월 민혁당사건에 연루돼 구속됐다가 검찰의 공소보류 처분으로 풀려난 김영환씨(36)는 91년 방북 당시 김일성을 만났으나 그가 주체사상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

80년대 학생운동권의 리더로 ‘주사파 대부’로 불렸던 김씨는 19일 발매된 신동아 11월호 인터뷰에서 “김일성이 주체사상이라는 용어는 썼지만 대화내용에는 그런 사상이 녹아 있는 느낌을 주는 게 전혀 없었다”며 “그는 정통 마르크스 레닌주의 사상에 깊이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스타일의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김일성이 대화 도중 ‘김정일 동지’라는 호칭을 써가며 많은 얘기를 했으며 특히 “김정일 동지는 여러분이 잠수정을 타고 오면 그날 밤에 한숨도 못잔다”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전향배경과 관련, “탈북자들의 증언을 분석해본 결과 그들이 폭로하는 북한체제의 실상이 사실이라는 결론을 내린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말하고 “반성문은 자발적으로 작성된 것이다”고 밝혔다.

김씨는 일부에서 자신의 ‘위장전향 의혹’을 제기하는데 대해 “위장간첩이라 할지라도 김일성 김정일을 직접 비판하는 것은 북한체제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김정일 체제를 비판하고 북한민주화를 위한 활동을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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