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여학생 수지 민씨,시애틀大 최연소 박사

  • 입력 1998년 12월 29일 19시 30분


“인생은 꿈을 구체화시키는 캔버스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예쁘게 그려야겠죠.”

19일 미국 워싱턴주의 명문대인 시애틀대 법과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이 학교 개교 1백7년만에 최연소로 박사학위를 받은 한인 2세 수지 민씨(21·여)는 이렇게 말했다.

그가 그동안 미국에서 세운 각종 최연소기록은 눈부시다.

13세때 불과 6개월만에 중1부터 고3 과정까지 끝내고 우리나라 전문대학급인 칼리지에 ‘단숨에’ 입학했다. 15세에는 워싱턴주의 정규대학인 퍼시픽루터란대에 3학년으로 편입, 회계학과 재정학을 전공했다.

17세에 이 대학을 졸업하면서 우등졸업으로 총장상을 받았다.

개교 1백5년인 이 대학의 최연소 입학과 졸업 기록을 동시에 수립한 것은 물론이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93년에는 워싱턴주 공인회계사 자격시험에 응시, 워싱턴주 최연소 공인회계사가 되기도 했다.

그는 주정부 보험취급 면허 등 전문자격증을 3개나 취득하고 있다.

그는 70년대 이민을 간 아버지 민완식(閔完植·52·파라곤 노스웨스트㈜ 한국지사장)씨의 맏딸로 태어났다.

그의 오빠 존 민씨(27)도 95년 동부의 명문 컬럼비아대에서 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총학생회장에 당선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8월 한국으로 부임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22일 한국에 온 그는 “내년 3월 미국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세법분야 전문가로 활동한 뒤 한국에서 강의를 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소수민족 여학생으로서 의기소침해질 때가 있었다”면서 “한국인의 긍지와 자존심이 편견을 극복하는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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