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는 내평생 은인』…KBS 오남식씨 사연소개

  • 입력 1998년 11월 8일 19시 43분


‘아이는 갔지만 당신들의 사랑은 살아있습니다.’

7일 오전 KBS TV ‘아침마당’의 ‘내 인생의 은인’ 코너에 출연한 오남식(吳南植·41·여)씨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은인 한 사람을 소개하면서 북받치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오씨가 소개한 은인은 8년전 당시 3세였던 아들 이학순(李學淳)군이 교통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을 때 애타는 사연을 보도해 준 당시 동아일보 사회부 임채청(林彩靑·현 정치부차장)기자.

당시 남편은 공사장 인부로, 오씨는 파출소 식당의 주방일을 하며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서 단칸 전세방을 얻어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내집 마련을 눈 앞에 둔 단란한 가정이었다.

그러던 중 90년6월 집 근처에서 놀던 학순군이 뺑소니 트럭에 치여 혼수상태에 빠지자 오씨부부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고통과 시련이 시작됐다.

아들의 교통사고도 청천벽력같은 것이었지만 붙잡힌 뺑소니 차량이 보험을 들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전세보증금마저 치료비로 쏟아부어야 했던 것.

오씨부부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아일보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사연을 알렸고 임기자는 이들 부부의 애타는 사연을 취재해 7월 8일자 동아일보 사회면에 소개했다.

방송에서 오씨는 “보도후 전국 각지에서 온정이 답지했습니다. 학순이는 결국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3년후 세상을 떠났지만 당시 임기자를 비롯해 도움을 주신 분들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라며 울먹여 방청객의 눈물을 자아냈다.

오씨의 사연소개가 끝나자 방송국측은 임기자를 전화로 연결하고 당시 보도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임기자는 “당시 가난했지만 열심히 살던 오씨 부부가 내 아들 또래였던 아들의 사고로 뜻밖의 불행을 겪게 된 것에 가슴이 아팠다”고 취재 당시의 기억을 되살렸다.

오씨는 “그 후 아들(5)을 다시 얻고 집까지 새로 장만했다”고 근황을 전한 뒤 “임기자를 집에 꼭 한번 초대해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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