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 노사정위원장 『민노총 참여 믿는다』

3일 출범한 제2기 노사정위원회 김원기(金元基)위원장은 “노사정위의 성패에 국운이 달려있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노사정위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기노사정위는 1기 때의 대타협정신을 발전, 제도화해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극복과 사회협약의 한국적 모델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위원장은 또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참여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의 불참에 대해….

“아직도 민주노총과 정부간 대화가 진행중이다. 그동안 노사정위 불참을 선언했던 민주노총 내부에서 참여쪽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는 주장이 많은 것은 고무적이다. 결국 노사정위에 참여할 것으로 본다. 노동조직이나 야당은 국민적 지지를 잃으면 설 땅이 없다. 이 어려운 시기에 파업 등 극단적인 수단에 호소하면 국민이 외면할 것이다. 민주노총이 언제든 노사정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겠다.”

―민주노총이 왜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고 보나.

“정리해고제와 파견근로제 문제로 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는 해외투자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고 민주노총은 노동자에게 부담이 되는 현안이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은 10일 총파업을 예고했는데….

“총파업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 국가 위기상황에서 파업이 과연 올바른 길인지 민주노총을 설득해 총파업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노사정위에 대한 노동자의 불신도 큰데….

“개혁에 따른 노동자들의 고통분담은 생존의 문제로 느껴질 것이다. 1기 노사정위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게 많다. 그동안 재벌개혁과 관련해 결합재무제표 작성, 상호지급보증 금지 등 이행된 부분이 많다. 다만 재벌의 재산헌납 등 근로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조치가 많지 않아 그렇게 느낄 뿐이다. 앞으로 2기 노사정위에서는 기업구조조정과 경영투명성확보, 고용안정 및 실업대책, 사회보장제도 확충 등 1기 노사정위 합의사항 중 미진한 부분을 해결하는데 중점을 두겠다.”

―노사정위 운영 구상은….

“노사정위는 행정부의 한 기구가 아닌 사회협약을 논의하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기구로 운영돼야 한다. △신뢰 △공정 △국난극복 등 세가지를 운영 기본원칙으로 삼아 상호신뢰 기반을 강화하겠다. 위원회 출범 후 합의사항 이행점검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위해 노동부와 검찰이 참여하는 부당노동행위 전담특위를 설치, 운영하겠다.”

―2기 노사정위의 과제는….

“IMF 위기극복을 위해 신속한 경제개혁이 필요하다. 그러나 개혁에는 반드시 노동자들의 고통과 노사간 갈등이 따른다. 이것이 심화되면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이해당사자들이 대화와 설득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내면 개혁은 성공한다. 따라서 노사정위는 우리나라의 ‘개혁의 산실’이라고 볼 수 있다. 합의가 실패하면 개혁도 좌절될 것으로 생각한다.”

김위원장은 인터뷰를 끝내면서 “정치인 김원기가 아니라 노사정위원장 김원기로 이름이 남도록 모든 것을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