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명예총재 간담회]黨분위기 추스르는 역할 하겠다

  • 입력 1998년 4월 9일 19시 55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가 지난해말 대선 패배 이후 지켜온 침묵을 깨고 본격적인 정치행보를 시작했다.

이명예총재는 9일 낮 서울 태평로2가 대경빌딩 16층에 새로 차린 ‘변호사 이회창’ 사무실에서 대선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최근 ‘대선캠프’였던 이마빌딩에서 이곳으로 사무실을 옮겼다.

그는 이날 “그동안 기사(記事)의 대상이 안되니까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며 편치 않았을 대선 이후 시간들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그러나 자신의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는데 인색했다. 그는 “지방선거 후 치러질 차기 총재 경선에 나설 것이냐” “7월로 예정된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하지만 그는 “우선 당이 정비돼야 한다. 전당대회 이후에는 당에 나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겠다”는 말로 ‘활동 재개’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 측근은 “오늘 간담회는 그가 대선에서의 패배로 인한 상처들을 정리하고 ‘4·10전당대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임을 밝힌 자리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특히 명예총재도 당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당헌이 개정된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의 ‘리모트 컨트롤’에서 벗어나 정치전면에 나설 것이란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그의 재기 여부를 가릴 첫 시험대는 7월경에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9월 정기국회 전에 열릴 가능성이 큰 총재 경선을 위한 임시전당대회가 되리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의 측근들은 서울 종로나 서초갑 보궐선거 중 한곳을 택해 출마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문 철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