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무늬를 팝니다」.
국내 처음으로 인터넷을 통해 「패턴 디자인」을 판매하는 홈페이지(www.cmr.co.kr)가 지난 1월 개설됐다. 이 곳에는 직물 스카프 넥타이 등에 활용할 수 있는 1천여점의 무늬가 영상자료로 올려져 있다.
홈페이지의 주인공은 ㈜CMR의 대표인 처녀사업가 안미경씨(29). 그는 국내외에서 인터넷으로 무늬를 보고 주문하는 섬유업체에 무늬의 원본을 판다.
지난 91년 숙명여대 산업미술과를 졸업한 안씨는 광고기획사에서 근무하다가 컴퓨터 그래픽에 관심을 갖게 돼 CD롬 제작업체로 직장을 옮겼다. 10여종의 CD롬 그래픽을 담당했지만 자기 사업의 꿈을 키우던 그에게 CD롬 제작은 매력이 없었다.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하는 새로운 사업을 찾아 지난해 초부터 인터넷의 바다를 헤매던 안씨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싼값에 수출된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의 패턴디자인이 유명브랜드의 스카프나 넥타이에 찍혀 돌아와 고가에 팔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컴퓨터 그래픽으로 우수한 디자인을 개발해 싼값에 제공할 수만 있다면 디자인을 수출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안씨는 지난해 10월 저금을 탈탈 털어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을 차렸다. 하루종일 작업해서 새로운 도안 1장을 그려내는 작업을 프리랜서 디자이너들과 계속했다. 지난 1월 홈페이지를 만든 뒤 이렇게 제작한 무늬를 국내 섬유업체에 팔아 현재 월 5백만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여성의 섬세한 미적 감각과 컴퓨터와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함께 갖춘다면 사이버 세계에서 여성이 벌일 수 있는 사업은 무궁무진합니다』 안씨는 자신에 찬 표정을 지어보였다.
〈박중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