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노동계에서 「오월동주(吳越同舟)」가 이뤄졌다. 평소 서로 만나기를 극도로 꺼려온 陳稔(진념)노동부장관과 朴仁相(박인상)한국노총위원장, 權永吉(권영길)민주노총위원장. 지난95년말 민주노총 설립이후 한번도 공식으로 만난 적이 없는 3명이 이날 오후1시반 김포공항을 출발한 대한항공 KE901편의 2등석에 나란히 앉아 국제노동기구(ILO)총회 참석차 스위스 제네바로 갔다.
이들은 비행기 탑승 직전까지도 서로 이 사실을 몰랐다는 후문. 장관은 원래 1등석을 타는게 관례이지만 진장관이 『경제난속에 공무원이 1등석을 타는 건 미안하다』며 비행기 좌석 및 호텔등급을 내릴 것을 지시, 2등석으로 예약해 이날 「2등칸 만남」이 이뤄졌다.
3명은 ILO총회에서 각각 한국정부(진장관·11일), 한국노동단체(박위원장·12일), 국제언론노련대표(권위원장·10일)자격으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들의 만남을 뒤늦게 알게된 노동부와 양대노총의 간부들은 파리를 거쳐 제네바까지의 15시간이 서로를 이해하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