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해 상공 美中 전투기 대치… 주한미군 역할 변경 예고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0일 23시 27분


주한미군 F-16 전투기가 오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5.11.3 ⓒ 뉴스1
주한미군 F-16 전투기가 오산기지에서 이륙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5.11.3 ⓒ 뉴스1
18, 19일 서해 상공에서 미국과 중국 전투기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평택 오산기지에서 순차 출격한 미 공군 F-16 여러 대가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차디즈) 인근까지 접근했다가 복귀하는 훈련을 반복하자 중국군이 전투기를 대응 출격시킨 것이다.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지만 양국 전투기 사이에선 팽팽한 긴장이 한동안 이어졌다고 한다.

미 공군이 서해상 차디즈 인근에서 한국 공군 없이 대규모 독자 훈련을 실시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주한미군은 전례에 따라 한국 측에 전투기 출격 계획을 통보했지만 구체적인 훈련 목적과 내용 등은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군 안팎에선 이번 훈련을 두고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억지’에서 ‘대중국 견제’로 이동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과 지난달 공개한 국가방위전략(NDS)에서 북한의 재래식 전력 억지는 한국이 주도하고, 주한미군은 중국 견제에 더 집중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제1도련선(일본 규슈∼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대중국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고 인도태평양사령부 차원에서 주한미군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역시 지난달 “주한미군을 한반도에만 묶어둘 수 없다”며 전략적 유연성을 강조했다.

이번 서해 출격이 대중국 견제 강화 조치의 일환이라면 앞으로도 유사한 훈련이 반복될 수 있다. 우리 군 당국이 이번 훈련에 대해 미국 측에 우려를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만약 동·남중국해처럼 서해에서 긴장이 고조될 경우 한국이 우발적 분쟁에 휘말리거나, 미 전투기가 발진한 국내 기지가 잠재적 표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은 이번 훈련의 성격을 한국 측에 충분히 설명하고, 앞으로 사전 협의와 정보 공유 강화를 약속해야 한다. 한국 정부 역시 진행 중인 ‘동맹 현대화’ 협의를 통해 국민 불안을 없애야 한다. 동맹국의 전략적 유연성이 우리에게 전략적 불확실성이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서해#미국 공군#중국 전투기#차디즈#주한미군#대중국 견제#국가안보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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