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어린이과학동아 별별과학백과]잘 쓰면 친구 잘못 쓰면 중독… AI, 똑똑하게 사용해야

  • 동아일보

빠르게 답 얻는 데 치중하면, 직접 고민하는 사고력 줄어
‘정확하게 질문하는 법’ 중요
나의 취향-예시 등 알려주며 양질의 답 나오게 유도해야

2022년 11월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오픈AI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공개하면서 사람들의 삶에 AI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어린이들도 AI를 이용해 공부하고 그림을 그리며 대화를 나누는 사례가 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11월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오픈AI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공개하면서 사람들의 삶에 AI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어린이들도 AI를 이용해 공부하고 그림을 그리며 대화를 나누는 사례가 늘었다. 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11월 30일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 오픈AI가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를 공개하면서 사람들의 삶에 AI가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많은 어린이가 AI를 이용해 공부하고 그림을 그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청소년 67.9%, 즉 3명 중 2명이 생성형 AI를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 일상 곳곳에 스며든 AI

생성형 AI는 데이터를 학습해 글과 그림 등을 만들어 내는 AI 기술입니다. 어린이들은 주로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을 해소하고 공부하는 데 생성형 AI를 쓴다고 답했습니다. 대구 강동초등학교 이예린 양은 “챗GPT에 가족 사진을 올려 그림으로 바꾼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북 김천시 율곡초등학교 이지윤 양도 “공부할 때 모르는 내용을 챗GPT에 물어본다”며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물어보기 부끄러울 때가 있는데, AI는 나를 평가하지 않을 것 같아 편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생성형 AI는 학교 수업 방식도 바꾸고 있습니다. 조준호 부산 신금초등학교 교사는 생성형 AI의 도움을 받아 코드를 작성하는 ‘바이브 코딩’으로 학생들의 역사 지식을 점검하는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조 교사는 “40분 수업 시간 동안 개인에게 적합한 피드백을 주기 어려운데 AI 덕분에 학습 수준에 따라 가르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생성형 AI는 일상 곳곳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는 챗GPT로 지난해 6월 기준 이용자가 1884만 명이었습니다. 챗GPT의 성공 이후 전 세계 기업들은 앞다퉈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성형 AI 서비스가 계속해서 나올수록 이용자들은 AI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사람들

가장 큰 문제는 ‘AI 중독’입니다.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이 활발해지자 부모님이나 친구 대신 AI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선생님 대신 AI에게 모르는 내용을 물어보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AI 이용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합니다. AI 중독이란 AI의 도움을 받는 수준을 넘어 위로와 대화, 문제 해결까지 AI에 기대는 상태입니다. AI에 중독되는 이유는 AI가 사용자의 참여 시간을 늘리도록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7월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정신의학연구소는 생성형 AI가 사용자의 몰입을 높이기 위해 공감하고 아첨하는 답변을 주로 내놓는다는 연구 결과를 밝혔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고민을 상담할 때는 원하는 만큼 공감과 위로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 AI는 사람의 말투와 감정에 맞춰 답변하기 때문에 의존하기 쉽습니다. AI에 덜 의존하려면 슬프고 괴로운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무조건 공감하고 지지하는 대화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안정숙 부산아동심리센터 소장은 “내가 원하는 반응을 해주지 않는 사람과의 대화에도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모르는 내용을 AI에 묻는 습관은 두뇌 발달에 악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지난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이 AI의 도움으로 글을 작성한 학생의 뇌파를 측정한 결과 뇌에서 사고와 기억을 담당하는 영역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참가자 83%는 실험이 끝난 1분 뒤 자신이 쓴 글의 내용을 단 한 문장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김용성 충남대 기술교육과 교수는 “어린이는 사고력과 기억력을 키우는 시기인데 모르는 내용을 AI에 묻는 습관은 이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공부할 때 AI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은 학습에 도움이 됩니다. 가장 좋은 활용법은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만약 AI의 원리를 공부하고 있다면 AI에게 ‘AI의 원리가 무엇인가요’라고 묻기보다는 ‘나는 AI가 사람의 뇌와 닮았다고 생각하는데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등 구체적인 질문을 입력하는 게 좋습니다.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AI의 설명을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고, 그 과정에서 생긴 궁금증을 다시 질문하면 기억력과 사고력을 담당하는 뇌의 전두엽이 발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용하는 AI 서비스에 스터디 모드 기능을 설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제안했습니다.

●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은

전문가들은 AI가 지금보다 더 발달할 미래에는 직업 세계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김성희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AI는 일자리를 줄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일의 의미를 확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일이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그 결과물에 어떤 의미를 담아 세상에 내놓을지 결정하는 게 더 중요해질 거란 설명입니다. 김 교수는 “작곡가의 경우 AI는 사람보다 훨씬 빠르게 음악을 만들 수 있지만 그 음악에 의미와 감성을 담거나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판단하긴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AI 시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은 ‘나다움’입니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함을 갖춰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분야에 몰입할 수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또 앞으로는 무언가를 하는 이유와 영향력을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공부하는 방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수학을 공부할 때 ‘3+2X7’ 같은 계산 문제를 반복해서 푸는 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안 되지만, 이 문제를 응용해 나만의 문제를 만들면 고유한 사고방식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질문하는 법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AI가 좋은 답을 하도록 질문을 만드는 기술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합니다. 김용성 교수는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잘 구분하고 정확하게 질문하는 사람이 AI를 잘 쓰는 사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AI를 쓰더라도 어떻게 질문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답을 얻기 때문입니다.

좋은 질문을 하려면 먼저 나의 취향이나 참고할 만한 좋은 예시를 AI에게 미리 알리는것이 좋습니다. AI는 한 번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이어 가기 때문에 참고 자료들이 충분할수록 내가 원하는 답을 알려줄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 다음 AI에게 맡길 역할을 정하고 사용 목적을 분명히 설정해야 합니다. 결과물이 어떤 조건을 갖추길 원하는지도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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