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쓸한 학폭 소송 법률시장[내 생각은/김범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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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더 글로리’를 계기로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이 새삼 뜨겁다. 폭력의 수위도 충격적이지만 학교폭력에 대한 징계에 불복하는 과정도 놀라웠다. 한데 실제 징계에 불복하는 소송이 하나의 법률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학교폭력 관련 소송의 주목적은 시간 끌기라고 한다. 가해 사실이 생활기록부에 남으면 명문대 입시에 치명타가 되기 때문에 대학 입학 때까지 징계 사실이 기재되지 않도록 시간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자녀 교육의 기준을 도덕이 아닌 입시로 삼는 이런 부모의 가치관이 과연 자녀를 위해 옳은 길인지 묻고 싶다.

일부 변호사들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학교폭력 소송 전담이라고 광고하는 변호사들은 의뢰인에게 일관되게 시간 끌기를 강조한다고 한다. 그 전략도 학교폭력위원회 개최 지연, 학폭위 파행 유도, 소송 중 변호인 교체 등으로 다양하다. 과연 이들을 소명 의식 지닌 법률가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도덕적 가치가 약해지는 세태를 방관해선 안 된다. 아이들의 미래가 달린 학교폭력 문제는 특히 공정하게 다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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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
#더 글로리#학폭#학폭 소송 법률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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